2026년 전망

오미꾸지 대길(大吉) 나누면 더 커진대요

HAPPY NEW YEAR!

올 한 해 뜻하는 바, 다 잘 이루어지길 빕니다.

한 해를 시작하며, 좀 딱딱한 주제일 수 있으나 이코노미스트는 2026년을 어떻게 보는지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요. 아래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미국 건국 250주년

    어느 때보다도 더 갈기갈기 갈라진 미국이 맞는 250주년 건국기념일. 11월에 있을 중간 선거는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 있으나 트럼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해처럼 관세와 행정 명령을 지 맘대로 좌지우지할 것이다.

  2. 지정학적 표류
    트럼프의 발광, 중국 굴기, 러시아의 제국주의 아집이 제각각 놀아나면서 종래의 포괄적 정치 경제 협력체는 무역, 방위, 기후 논의 면에서 임기응변적 계약 관계로 변화할 것이다.

  3. 전쟁과 평화
    팔레스타인은 겨우 진정되었으나 우크라이나, 수단, 미얀마는 분쟁이 지속될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도발로 남/북극 지역, 위성 궤도, 해저 영역, 사이버 공간에서 국제간 충돌이 잦아질 것이다.

  4. 유럽이 당면한 문제들
    성장을 도모함과 동시에 재정지출 개선, 방위 지출 증액, 민주주의 수호와 환경 보전도 함께 이뤄나가야 한다. 정부 민간 지출면에서 구두쇠 낌새가 보이면 그 틈을 타 극우파가 득세하게 될 수도 있으니 유럽 어떻게 흘러가나 지켜봅시다.

  5. 중국에겐 기회일 수도
    중국은 디플레이션, 경제 성장 둔화, 공급 과잉등으로 내부 문제가 많지만 글로벌 공급망에 있어 미국이 자청해 거리를 둔 개발 도상국들을 얼씨구나 우리 사람 동지로 만들게 될 것이다. 한편 미국과의 관계는 작년처럼 대립적이지는 않을 것이며 실리추구 중심의 계약적 거래가 될 것이라고.

  6. 세계 경제 우려
    트럼프 관세 장난질에도 미국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로 작년을 마감하였으나 올해 세계경제에는 여파가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선진국 중심으로 채권시장 위기가 예상되기도 합니다. 여기에 중요한 변수로, 5월에 있을 미국 연준의 제롬 파웰 교체에 정치적 개입이 과할 경우 시장이 요동칠 수도 있다고.

  7. AI를 둘러싼 우려
    과도한 설비 투자로 버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닷컴 버블등 역사가 남긴 사례들을 볼 때 거품이 꺼진다고 해서 기술이 무용지물 되는 것은 아니나 산업 전반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크겠지요. AI가 빼앗아가는 취준생 수준 업무들도 사회문제로 심화될 것이라고.

  8. 온난화에 대한 엇갈린 시선
    지구 기온 상승 1.5도 미만으로 막자는 얘기는 트럼프때문에 물건너갔네요. 한편 지구 탄소배출은 정점을 찍은 듯 하여 일부 국가에서 트럼프 안 거슬리게 조용히 확대되고 있는 재생 에너지 붐이 효과를 보이는 것인가 생각되기도 한다고. 지열(地熱) 발전에 눈여겨 보시라. 참고로 아래 표는 블룸버그에서 예상한 탄소배출 시나리오. 우상향 점선은 아무 것도 안할 경우, 굵은 선은 ETS(Economic Transition Scenario) 즉 전기/클린 에너지로의 대체, 그리고 우하향 점선은 Net Zero Scenario 즉 화석연료 사용 중지. 표 링크는 여기에.

  9. 스포츠 빅매치
    월드컵이요. 미국 / 멕시코 / 캐나다가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어서 충돌이 예상되긴 하지만 스포츠는 정치를 이기니까요. Enhanced Games라고, 대놓고 약물투여후 참가를 용인하는 대회도 있으니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LA에서 열린다고.

  10. 더 강해진 오젬픽
    이게 뭐냐면 GLP-1라는 성분으로 만들어진 체중감량 약물입니다. 올 해부터는 알약 형태로 나오고 특허도 풀리니 발전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 하네요. 가격도 물론 더 싸질 것이고. 참고로 인터넷에서 사진 찾아보니 지금 판매중인 제품은 복부에 주사를 찌르는 것이네요.

내친김에 국내 경제·산업 전망도 볼까요? KPMG에서 발행하였습니다. 링크는 여기에. 우리가 잘 아는 대로 반도체와 화장품은 올해도 대박 조짐이 보이는군요.

그런데 방산이 안보여. 유럽 동남아 중동 여기저기서 사겠다고들 난리던데? 인터넷 검색해보니 좋은 자료가 하나 떠서 그림만 붙여놓습니다. 링크는 여기에. 전부다 우상향이네. 근데 놀라운게 뭔지 아세요? 아래 그림을 블로거가 제미니써서 후딱 만들었대요. AI 어떻게 쓰면 이렇게 근사한 자료가 나오는지 나도 배우고 싶다.

세계·국내 전망은 여기까집니다. 오늘은 새해 첫 호 뉴스레터이니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덕담 올리겠습니다.

일본에서는 신정을 쇠고, 오늘이 그 연휴 마지막인데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은 새해가 시작되면 잠시 시간을 내어 가까운 신사(神社)에 갑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절간같이 생겼는데 그 앞에서 합장하여 한 해 소원을 빈 후, 퇴장하기전 옆 건물에서 파는 일종의 점괘 종이(おみくじ 오미꾸지)를 사서 길흉을 점쳐봅니다. 뭐 재미로 하는 거니까 이 종이를 집에 가져가는 사람은 별로 없고 대부분 아래 그림처럼 벽면에 배치된 빨래줄 같은 것에 매듭지어 걸어놓고 갑니다.

오늘 내가 뽑은 점괘 종이는 大吉(대길)이었어요 ㅎㅎ 기분 좋더라고, 그래 뭔가 잘 될 것 같은 예감이야 올 한 해!

사실 2026년 대길을 짐작한 건 이 종이 때문이 아니라 며칠 전, 그러니까 2025년 12월 31일에 송년기념 야외 골프 연습장에서 하~ 생각보다 한 해 잘 안풀렸다 에이 지나간 흉일(凶日)들 이 골프공에 담아 다 날려버리자고, 혼자 드라이버 샷을 날리고 있었을 때 받은 한 통의 전화 때문이었어요. 한국 비지니스 파트너 영업 부장한테 온 카톡 전화야. 아니 이 사람이 1년 마지막 날까지 괴롭히네, 생각 들다가 아 아 아 그건가부다 싶어 받았더니 맞네 맞어, 거의 잊고 있었던 비지니스 계약이 그 분 덕에 바로 그 날 체결되었다고.

예전 뉴스레터에서 말씀 드린 것 같은데 저는 회사에서 일본은 기술쪽을, 한국은 기술과 영업 둘 다 맡고 있어요. 회사 규모가 작아 이렇게 직원들 다 1인 몇 역씩 하는데 나는 한국인이니 편의상 일본에 적을 두면서 한국 1인 지사장도 맡게 된 것이지. 책임 무거우니 화이팅 다지고 한 해 동안 비지니스 파트너들과 고객 발굴하려고 여기 저기 열심히 뛰어나녔어. 근데 내가 뭐 경험이 있어야지. 2005년에 한국 떠나 역마살 낀 방랑객처럼 살다가 갑자기 떡하니 다시 들어와서 헹님들 동생님들 저희 제품 사주이소 외치고 다닌들 고객은 눈길도 안 줍디다. 해 보신 분 알겠지만 Cold Call(생전 모르는 사람한테 구매를 사정함) 정말 몇 건만 하면 금방 김 빠집니다. 안녕하십니까 아리아카 김기웅 케빈이라고 합니다. 저희 제품 예전에 관심 주신듯 하여 이렇게 바쁘신데 전화를 드렸… / 아 지금 회의중이라 죄송합니다. 뚝.

역량과 인력 부족으로 1년 동안 신규 고객 단 한 건도 유치 못한 채 회사 영업 총괄에게는 For fuck’s sake, what are we doing 이런 얘기나 듣다가 뭐 굴러굴러 12월 31일가지 왔잖아. 그래서 자못 허탈한 마음으로 연습장 타석에 선 나는 죄없는 골프공에만 울분 가득 실은 타격을 가하고 있던 차에 계약 성사 건 전화 받으니 이게 아마 2025년중 경험한 가장 짜릿한 순간이더라고. 바로 대길이 아니면 뭐겠어. 이 복된 기운 몰아 몰아 2026년은 제대로 한 번 달려볼라 하고요, 복은 나누면 더 커진다 하니 여러분들도 개인과 가정과 일터에 두루두루 복 大吉로 들어오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