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온다

Economy is booming, but the new leader is worried.

최근 이코노미스트에 베트남 기사가 떴길래 우리 같이 알아보기로 합니다.

한 줄로 요약하면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베트남, 그러나 주의하라우, 위기도 도사리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먼저 고속 경제성장에 관한 분석으로는 과거 15년간 매 년 6%씩 성장하였다 합니다. 6 퍼센트라, 에이 시시해라. 박정희 시절 대한민국은 매년 거의 두 자리씩 20년 가까이 지속 성장 했는데. (reference - https://kellogg.nd.edu/sites/default/files/old_files/documents/166_0.pdf, 1962-1979년까지 매년 9.3% 성장) 그러니 The Miracle on the Han River라는 말은 있어도 The Miracle on the Saigon River라는 말은 들어본 적 없다.

그래도 6%가 어디냐. 이 나라, 아시다시피 월남 패망으로 공산 정권 등장해 중국처럼 사회주의 노선을 채택한 나라잖아요. 패망으로 미국이 등을 돌리자 러시아가 쓰윽 들어와 우리는 동맹 comrade! 하며 원조를 해 준다고는 했으나 1980년 소련 붕괴로 목구녕이 포도청된 러시아, 원조가 끊기자 베트남 인플레이션 최고 454%까지 찍었다 하네요.

이 때 등장한 호치민 수상의 Doi Moi라고, 들어보셨지요. 중국으로 치면 등소평의 흑묘백묘(黑猫白猫, black cat or white cat, 상관없이 쥐만 잡아!), 그리고 우리나라의 새마을 운동격이라 보는데, 이를 도입한 후로 베트남은 국가 탈바꿈에 나름 성공했고, 처음에는 주저하던 외국 직접 투자 (FDI = Foreign Direct Investment)가 늘어나기 시작해 현재는 외국기업의 베트남 법인이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72%를 차지한하고 합니다. 그리고 이거 처음 들었네 - 그 외국 기업들 중 단일 기업으로 14% 최고 수출액을 찍어내는 기업이 있으니 이름하여 SAMSUNG이라 합니다, 짝짝짝.

여기까지는 우리나라 70-80년대 시절 얘기하고 많이 비슷할 것이요. 그 다음부터가 문제지. 아래 표를 보면 베트남이 당면한 문제가 보인다. 수출은 증가하나 단위 생산성은 10여년째 그대료여. 그니까 어셈블리 라인에서 단순 조립공정만 하고 있어서 열라 하루 종일 더 더 더 일 해서 output은 늘었을 지 모르나 부가가치 높이는 제품은 아직 못 만들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거를 영어 표현으로 reinvent the wheel이라 합니다. 혁신은 없고 기존 방식 쥐똥만큼 개선)

이러한 내용이 이코노미스트 말고도 중국 경제 뉴스 포털 Guancha(观察)에 자주 실린다고 합니다. 근데 재미있는 사실은 베트남 엘리트들이 이 매체를 자주 본대요. 왜? 내 생각에 베트남 엘리트들은 중국어 소통이 가능할 것이야. 베트남 = 越南 (yuenan), 즉 한자 직역하면 중국의 남(南)쪽 국경 넘어(越)있는 나라라고. 그러니 옛날 옛적에는 우리나라처럼 중국에 조공을 바쳤을 것이고, 실은 이 나라, 20세기 초반까지도 한자를 쓰며 문법자체도 중국어의 (아주 심한) 사투리에 준하는 것이라, 베트남 엘리트들아 엄마 아빠 말씀 잘 들어 좋은 학교가서 공부 열심히 했다면 중국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네. 이 얘기 쓰다보니 비슷한 경험 한 적 있어. 동남아 출장을 갔었어요. 거기에 고객들하고 KTV(우리나라로 치면 노래방…인데 언니들이 막 들어옴)를 갔는데 베트남 언니가 옆자리에 앉고서는 노래를 하겠대. 노래방 기계로 예약 하는데 중국어 노래를 쉽게 소화해 내더라고. 니 천재냐, 물었더니 she says, 아뇨 그냥 뭔가 감이 와요, 억양이랑 단어랑 뭔가 감 잡힐 듯 말 듯 해요, 하더라. 하긴 베트남 초대 수상 Ho Chi Minh도 중국명 胡志明이잖아. 우리나라 발음 호지명, 중국 발음 Hu Zhi Ming.

다시 경제 얘기로 되돌아 옵니다.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한 베트남의 문제. 우리는 이미 겪었잖아, 니네들 어떤 골칫거리에 봉착하게 될지.

  • 소득수준 향상과 이를 웃도는 급격한 임금 상승

  • (무슨 유행이라고) 동남아까지 번진 노령화

  • 국경 지대 메콩강 지역의 수위의 가뭄, 호치민 / 하노이의 홍수 위험

  • 공산당이 장악한 국영 기업들의 횡포

  • 만연한 부정 부패, 뇌물 수수

우리나라 발전하는 과정에서 비슷하게 들었던 이러한 문제들과 함께, 베트남은 또 우리나라처럼 재벌 모델을 신봉합니다. 그리하여 탄생한 거이 VIN Group이 되겠습니다. 처음 라면에서 출발, 거기서 돈 벌어 그 다음 뭐야? 그렇지 부동산 해야지. 이렇게 번 돈으로 아들 딸들 미국에 유학보내서 수학 과학 IT 공부시키고, 거기에 똘똘한 애들 몇 명 더 붙여서 이번에는 자동차 만듭니다. 이름하여 VinFast. 미국에 상장도 했지? 근데 성적이 상당히 불량하다. 2021년 90억불 손실. 그래도 그들의 모델 국가 한국처럼 포기 안한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고속 철도 깔아보자, 하여 VinSpeed가 탄생하는 것이죠. (그 사이에 부동산 망해 VinZip이 되고 있어 조심해 ㅎㅎ)

열심히 하겠다는 자세는 좋아. 근데 또 뭐가 부족해? 숙련된 노동력이라. 아래 표 보시면 동남아 국가중에서도 베트남은 고졸자 이상이 상당이 드물구만. 그리고 몇 개 안 되는 대학에서도 제대로 된 공부 안 가르친대요.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공자왈 맹자왈, 일주일에 몇시간씩 Marx / Engels에 호치민 어록(에 정은이표 주체사상도?) 이런게 외우게 한대요. 근데 표의 1등이 why why why 싱가폴? 나는 우리나라가 1등이라 생각하는데.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 70%라메??? strage…

그리하여 이코노미스트가 내린 결론은, 고속성장은 하고 있으나 내부 체질개선 못하면 여기서 주저 앉는다, 허니 공산당 일당 독재 간부들 뇌물 그만 쳐먹고 정신 차리라 합니다.

이번 호 마감하면서 그림 하나 올립니다. 누구 작품이게요?

Casper David Friedrich라는 화가랍니다. 아 아 아 근데 이게 왜 이코노미스트에 소개되었는지 스크랩을 삭제해 버렸어요. 구글한테 물어보니 이 사람,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화가라고 합니다. 안개 쌓인 산 등성이에서 뒷 모습을 보이며 홀로 선 이 남자. 장엄함과 숭고함, 여기에 앞을 가늠할 수 없을 듯 보이는 공간적 제한의 상징성, 아마도 화가 자신이 그 당시 맞닥뜨린 환경을 이렇게 표현했는지도 모르겠어요(이런 남자들을 위해 몇 년 전에 I Don’t Want to Talk About It이라는 책 나와 베스트셀러 된 적 있어요. 조만간 읽고 리뷰 올릴 생각임). Artists among my subscribers, your comment please.

웁스 하나 더 있다! 지난 주 뉴스레터 나가고 나의 지인 한 분이 케빈 니랑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 만드는 뉴스레터가 있어, 하며 소개해 주었습니다. 아래 링크 공유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정보, 몸과 마음과 통장에 도움되는 일용한 양식들 많이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