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Outlook 2025

지정학적 불확실성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개선 여지 있어

제목을 거창하게 달긴 했는데, 아시아 전망 나부랭이를 떠들기 앞서 어제 일어난 탄핵 가결안에 대해 얘기 안 할 수가 없겠지요.

이 뉴스레터 받는 분들은 대부분 고학력자에 해외 체류자들이 많고, 연령대는 대략 40대에서 50대 사이이다. 이 분들 정치성향을 퉁계적 평균치로 예상한다면 아마 중도 우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거의 다 가정을 이루고 있고, 안정된 수입이 있으며, 따라서 정책의 급 선회보다는 현 상태에서의 점진적 개선을 원할 것이다.

하여 본 탄핵 가결안에 대해서도, 어제 국회를 가득 메운 혈기왕성 응원봉 부대와, 같은 시각 광화문을 점령한 우국충정 태극기 부대의 사이에서 의견이 갈릴 수 있을 것임을 인정한다.

그러나 다른 거 다 제쳐놓고, 아래 두 사진만 봤을때, 어느 사진에서 더 가슴 뭉클해지고 ‘와 나도 참여하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까는 금방 답 나오겠지요.

사진 보면서 든 단상 말씀드리면, 나도 이제 중장년층이 되어, 더군다나 한국 떠난 것이 20년이 되니 가끔 한국에 가면 요즘 젋은애들 말투와 행동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의무보다 (어디서 주워들은건 많아가지고) 권리만 살아있고, 말들은 또 왜그렇게 이상하게 해? 아메리카노 한 잔 주문하신거 맞으실까요. 이게 어디서 나온 문법인지. 이러다 이 나라 망해! 라고 느껴질 때 있지만 이번 계엄과 탄핵 과정을 두고 그들이 보여준 열정과 용기와 적극적인 정치 참여, 거기에 나의 세대에서는 상상 못했을 아주 세련되고 진보적인 방법으로의 집회 진행을 봤을때, 내가 이 나라의 미래를 단편적인 시각에 맡겨 점칠 수 만은 없겠구나, 반성하게 된다.

따라서 우파들이여 미안, 민주주의 만세.

자 그럼 본론으로 GO!

표지는 그럴싸하죠?

이코노미스트 조직 중에 EIU라고, 거시경제를 주로 다루는 연구 기관이 있는데 여기 보고서는 추가 비용을 내야헙니다. 나는 일반 회원인지라 이번 EIU리포트는 다섯장짜리 요약본만 받았습니다만 거기서도 괜찮은 내용 있기에 공유합니다.

다국적 기업 다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반적으로 넓은 범위의 아시아는 Asia Pacific (APAC 즉 아시아 태평양), 또는 일본의 비중이 다국적 기업 매출에서 상당히 크므로 APJ (Asia Pacific + Japan)로 칭합니다.

위 지도 보시믄 APAC을 크게 다섯 개의 하위 지역으로 구분하였고, 각 지역별 내년 관심사는

  • 남아시아 (주로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네팔 등): 인도의 FTA여부, 각 국 부채 대응 상황, 그리고 인도의 주변국 관계 정립

  • 동남아 (줄여서 SEA로 많이 씀. 싱가폴을 필두로 한 ASEAN국가들): 교역과 환경 규제가 지역 공급망에 영향 미칠 듯. ASEAN은 무역 협정에 더 넓은 외교 역량 펼칠 것이고. 한편으로 새로운 지도자들의 등장을 지켜봅시다

  • 오세아니아 (호주, 뉴질랜드 및 주변국 - 남자들 치마입고 춤추는 섬나라들): 주택문제, 기후 변화 문제와 이와 관련한 지정학적 이슈들, 이민 정책 등을 관심있게 보시고

  • 중국 (홍콩 마카오 포함): 부동산 살리기로 촉발된 경기 부양책 과연 효과 볼 것인가. Made In China 제품 도약할 것인가. 제 15차 5개년 계획 잘 이행될 것인가

  • 동북아 (North-east Asia - 한국, 일본, 그리고 타이완 포함): 미국과 일본의 새 정권이 대만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동북아 기업들의 복잡미묘한 투자환경 변화. 이자율 변동이 불러올 자국 통화들의 대응책.

EIU는 또한 아시아 선진국 (즉 한국 일본 싱가폴 호주 뉴질랜드, 여기에 옛다 중국령 홍콩도 끼워주마)에 관해 덧불이기를,

  • 국가의 재량적 지출 → 탄력성 회복되고

  • 통화 정책 긴축 → 선진국일수록 영향 큰데, 여기에 소비자 여건이 개선됨으로해서 성장률이 반등한대요.

(Oh man I got no fxxkin idea about what these guys are talking about 😭)

리포트는 끝으로, 반도체 사이클 주기를 설명하면서 원래 내년 후반부터 하강기를 맞이하는것이 주기에 따른 분석이지만 AI의 등장으로 오히려 수퍼사이클이 올 수도 있다고 함. 이 경우 당연히 타이완(TSMC of course), 한국, 싱가폴(Broadcom일까?), 말레이시아(아마도 반도체 supply chain에 큰 역할 하는듯)이 수혜를 입게된다고 하네요.

이상 내년 아시아 전망이었습니다.

아, 이거 쓰고 있는데 메일이 하나 왔어요, 호주 ANZ은행에서. 내가 여기 모기지론을 받고 있거덩.

잠시 호주 거시경제 및 주택 동향 보기로 합시다.

RBA (Reserve Bank of Australia,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은행 격) 이자율 동결: 4.35% ← (이 때문에 나는 매 달 호주 모기지론에만 이삼백만원 내고 있으요. 거기에 올 해 일본에 집도 사서 비슷한 금액이 또 나가고 있으요. 나같은 사람 보고 하우스 푸어라고 하는 것 같음 T_T)

유럽은 경제 사정이 나쁘니 이미 이자율 계속 내리고 있고, 미국은 아마 이번 달 FOMC회의에서 baby step (=0.25%)내릴 가능성 높다고 하는데 호주는 아직 인플레이션이 높아 이자율 안 내립니다.

인플레이션: still 3.5%

코로나 이후 저성장 추세이나, 다른 나라보다 여건은 좋아보임. 실업률 4.1%: 이 놀고먹고 살기 좋은 나라에서 4.1% 실업률이면 완전고용 이상이라고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주택 동향 2024년 리뷰

  • AI 등장으로 인한 테크놀러지 가속화: 주택 봇 (모기지 상담 봇이겠지)

  • 에너지와 지속 가능성: 탄소 배출 제로를 향해!

  • 주택 수요 공급면: 이자율 높아 MZ세대에게는 충격 컸을 것이다. 이민자 급증으로 약간의 supply shock

  • 각 지역별 추이: 시드니는 정점 찍은 것으로 봄. 멜번은 이미 하향세. 퍼스는 유아독존(분기 상승 6.7%)

⌘⌘⌘⌘⌘

이번 한 주도 아주 건조한 주제의 뉴스레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도 추워졌는데 좀 따뜻한 얘기좀 할까봐요. 내가 거의 한 10년동안 팔로우하고 있는 podcast중에 Tim Ferris라는 인물이 있으요. 그의 책 4 Hours가 아주 유명하지요(간단 책 소개: 일주일에 네시간 일하고 나머지시간은 인도 필리핀에 아웃소싱해서 우렁각시처럼 부려먹으라).

재작년인가? 출장으로 한국에 있었는데 부모님댁 용인 수지에 며칠 있었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체중 증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이루어지는 신체구조의 변화를 이기고자 동네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위를 달리며 쉽사리 연소될것 같지 않은 지방을 애태우며 태우고 있었는데 그 때 우연히 Tim Ferris podcast의 중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사연을 듣게 된 것이지요.

산넘고 물건너 열차로도 하루를 넘어야 도달하는 대륙의 오지에서 자란 이 바이올리니스트는 동네에서 신동이라는 소리를 듣고 음악에 관심 있었던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아마도 식량으로는 찐고구마를 싸들고) 기나긴 야간열차 여행 끝에 대도시에서 열리는 콩쿨에 참여하게 된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했던 그녀는 그러나 도중 탈락을 맞보게 되고, 이에 불응하는 아버지가 문닫고 퇴장하려하는 심사진의 바짓가랭이를 불들며 사정하기를, 이럴 수가 없소, 우리 아이는 악보에서 음 하나도 안 틀리고 연주했단 말이오!를 부르짖으며 재심사를 요구한다.

나머지는 직접 들어보시오. 20분 분량임.

오디오 및 영어 자막 링크 - https://www.thisamericanlife.org/765/transcript

주의: 다 듣고는 눈물 찔찔 짜게 됨(Tim Ferris도 울고 나도 울었다). 주위에 민망한 시선 받기 싫으면 혼자 조용히 들으시오. 이불 뒤집어쓰고 아무도 몰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