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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eauty가 Kardashian Beauty일지도 몰라
왜 다들 이뻐질려고 난리인가
두어달 전에 한국에 있을 때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습니다. 정형외과 의사인데, 아내도 의사야, 피부과. 동창인 친구는 1년에 한 두번 보는데 제수씨 하고는 거의 20년만에 만났지? 이 분이 나를 보더니 안면을 가리키며 대번에 지적하더라: “얼굴 지저분하네요.”
ㅎㅎ 20년전 내가 이 친구 부부 결혼할 때 피로연에서 짓궂은 장난 걸고 그랬어서 오랜만에 만나도 서먹한 부분 없이 농담 주신 것으로 압니다. 사실 일본 살면 사람들이 워낙 말조심하는 사회라 얼굴에 뭐가 묻었어도, 바지 지퍼가 열렸어도 남한테 뭐라 내뱉는 경우 없고요, 다만 대륙과 반도의 아시아인들은 틀리지. 우리 어무이 나 볼때마다 한 마디씩 하신다. 아들, 그 눈 밑 지방 어떻게 좀 해라. 작년에 고모한테도 비슷한 소리 들었어요. 수술하라고 ㅎ. 그래도 한국은 다행입니다. 내가 중국어 공부하는데 학습서 예제문 읽다가 기겁했어. “你很胖的呀,减肥吧!“ 여자분 두 분이 그려진 삽화인데 니 살쪘다야, 감량해! 이런 내용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스스로에게 감사하세요. 고난과 역경을 통해 민주주의를 달성한 국가만이 인신공격형 자국어 학습 교재의 집필을 불허하게 됩니다.
농담 접고, 이코노미스트(앞으로는 그냥 줄여서 이코노로 표기하겠습니다)에서 마침 패션 관련 기사들이 몇 보이길래 오늘은 이쪽 업계와 제반 사회현상을 놓고 정리해드리께요.
먼저 아래표. 전세계 여성들 + 요즘엔 남성들도 전반적으로 앞세대에 비해 다들 이뻐지려고 난리를 치고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생애 처음으로 화장품을 접하게되는 나이: 미국의 경우, 할머니 세대는 2차대전 끝나고 조국으로 돌아온 해군 남친을 부둣가에서 기다리며 립스틱 처음 발랐나봐, 평균 열 아홉살. 그 분의 손녀는 어때요? 모바일폰 손에 쥐고 태어났으니 인스타와 틱톡에 무방비로 노출됩니다. 평균 아홉살에 데뷔.

명민해진 소비자들은 화장품 선택에도 변화를 불러일으켰으니 우리가 익히 알던 엘리자베스 아덴, 랑콤, 에스티 로더는 이제 할머니 칠순 선물로 드리고요, 요즘 추세는 핑크색 아닌 무색 통에 과학을 입힌 클리닉 계열로 이동하였답니다. 그래서 레티놀, 콜라겐 (영어권은 컬라진, 일본 사람들은 코라-겐 ㅎ) 성분이 인기이고요. 그리고보니 얼마전 공항 면세점 지나갈때 KIEHL’S 화장품 코너 지나갔는데 여기는 아예 사람 마네킹 아닌 해골을 갖다 걸어놨더라고. 해부학적으로 쇼부 보겠다는 뜻인가봐.
과학과 의학을 입힌 뷰티의 세계, 우리 한국인들에겐 이미 친숙한 시술들입니다만 이제 글로벌하게 유행을 타고 있군요. 아래 표는 시술/수술별 집도건 수. 표 왼쪽의 항목 위에서부터 보톡스, 히알루론산, 제모, 비수술 피부 탄력증가, 화학적으로 벗겨내기(peel), 전층 박피, 비수술 지방제거, PLA(폴리젖산), 칼슘 수산화인회석, 문신 제거의 순. 보톡스가 부동의 1위 이군요. 아마 30대 후반 이후라면 남녀 불문하고 우리나라 사람들 한 번씩은 다 했을거야. 이런 얘기도 많이들 들었을 줄로 압니다: 니 뭐냐, 오랜만에 보니 어째 두꺼비 됐다? / 어 주름 지울라고 원래 몇 샷만 맞을라 했는데 싸다해서 왕창 집어넣나봐. 눈이 안 감겨.

위에서 잠깐 말씀드린 올드스타일 화장품 브랜드들도, 실은 유행에 뒤질세라 자금력을 바탕으로 코스메틱 스타트업들을 적극 인수중이라 합니다. 정리하면:
e.l.f. Beauty: Hailey Bieber (저스틴의 와이프) 브랜드 인수
Estée Lauder: The Ordinary(안티 에이징 화학성분에 특화) 인수
L’Oréal: Medik8(얘도 화학계열)에 지분 참여
기사에는 또, 화장품 분야 예외없이 중국의 추격이 거세며 그 중 Proya가 요즘 눈에 띈다고 합니다. 나는 못 들어봤지. 어떤 회사인가 한 번 들어가 봤어.

저 깍두기 머리 사장 밑에서도 뷰티 제품을 생산해 낼수 있는 직원들이 바로 중국인입니다. 그러니 그들의 코스메틱 굴기를 두려워 하세요. 특히 우리 중소 화장품 업체들 정신 바짝 차리시오. 내 고등학교 동창이 창업하여 경영중인 https://www.dermacentric.com도 포함하여.
아, 근데 위의 e.l.f. Beauty에서 인수했다던 Hailey Bieber 브랜드요, 저스틴의 와이프라는데 저스틴이 누군고. 그 저스틴 맞나 했더니 아 맞네요, Justin Bieber. 이코노의 기사에는 셀럽 화장품및 패션 브랜드의 빅토리아 베컴 얘기도 등장하고, 관련하여 몇 달 전에 Kim Kardashian 기사도 길게 한 번 떴었어. 주제는 셀럽 마케팅이지요. Hailery Bieber, Victoria Beckham은 각각 남편+본인 스타덤을 입고 브랜드화, 가수 Rhihanna도 비슷한 사례로 자신의 이름 걸고 화장품 브랜드 창업(Fenty), 그리고 오늘 뉴스레터의 제목녀인 Kim Kardashian의 속옷 브랜드 Skims, 요것이 최근에 나이키와 협업하여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합니다. 아래 사진은 카다시안 본인이 모델로 등장한 Skims 브랜드의 광고 컷.

그런데 여러분 Kim Kadarshian이 누군지 알어요?
뭐 가수이던가? 레이디 가가나 아니면 앞에 거론되었던 리하나, 얘네들은 어디 뮤직 비디오에서 몇 번은 봤는데 카다시안이 무슨 노래했지?
그럼 모델인가? Wiki에는 모델업도 하긴 한다는데, 위의 자기 브랜드 광고할 때처럼 말이지요. 참고로 이 분의 신장은 157cm.
배우인가? 영화에서 딱히 본 적 없지요. Then who is she, or what is she???
Wiki에서 좀 더 찾아보니 이 분, 원래 패리스 힐튼(힐튼 호텔 상속녀: 대한항공 따님 조현아, 남양유업 손녀 황하나급으로 사건사고가 많았던 분)의 친구… 라기보다는 하녀에 가까운 관계였다고 하는데 둘이 같이 놀러다니던 20여년 전 어느날, 남친과의 하룻밤 영상 유통되어 하루 아침에 유명인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Sex tape from a close friend of Peris Hilton!
Last name Kardashian의 기원을 찾아보니 터키계열이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그 뿌리는 이스탄불 사기꾼 DNA도 농후하므로 카다시안 패밀리는 이 사건을 통해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런지 감각적으로 알고 있었나봐. 이미 터진 일, 감출 것 없다. 이걸로 일단 우리 가문 카르다시안의 이름이 알려졌으니 이걸 브랜드로 쓰자, 하여 그 후로 TV쇼에 적극 노출, 그리고 이름이 더 알려지자 비지니스로 영역을 넓혀 화장품, 패션 업계까지 섭렵하게 되어 셀럽 비지니스, 리얼리티 쇼,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의 원조격으로 불리우고 있네요.
Wiki 읽다보니 가십류의 자극적인 내용들이 좀 보이는데, “famous for being famous” (오로지 유명해질 목적으로 유명해짐), “most annoying celebrities” (가장 짜증나는 셀럽), 여기서 더 세게 나가면 She has no talent, no degree, no real friends, no style, no real career, no brain, no respect, no heart, nothing! 이라고도 나옵니다.
그러나 잠깐, 그냥 이렇게 생각없이 사는 한 셀럽 까는데 내가 뉴스레터 썼겠어요? 이게 거대한 사회현상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서 여기에 적어두려는 것이야. 겉으로 멍청한 척 하면서도, 카다시안 뒤에 숨은 영리한 브래인의 조종자들이 인터넷과 모바일의 시대적 흐름을 적시에 캐치해서 자 이것봐라, 탈렌트 없는 스타도 이렇게 만들어질 수 있다 하하하, 하고 비웃으며 미디어에 필터없이 노출된 우리들의 주머니를 야금야금 털고 있는 것인지도 몰라서, 여기에 Kardashian의 비범함을 정리해 둡니다.
마케팅과 타이밍: 대중의 주목을 제때에 잡아내는 능력 → 이걸 브랜드로 전환
소셜미디어의 달인: 팬만 1억 6천5백만.
브랜드 전개: 나이키 협업으로 Skims브랜드는 현재 가치 5조원
컨슈머에 대한 높은 이해도: 누가 나의 고객인지 정확히 알고 있단말이야 → 이게 다 수요로
그리하여 현재 자산 2조원
자영업자, 회사원을 포함하여 비지니스 해보신 분들 알겠지만 고객이 나와 나의 브랜드를 모를 때, 이걸 알리기 위해 (brand awarenss) 우리는 온갖 마케팅 기교를 부려 sales lead를 끌어냅니다. 일단 lead가 잡히면 다음 단계로 MQL(Marketing Qualified Lead) → 그리고 여기서 고객의 engagement가 더 보이면 SQL(Sales Qualified Lead)로 단계 이동하고 마침내 제품의 판매로 이어지는데 카다시안과 그녀의 패밀리는 이 마케팅의 깔때기를 쥐락펴락하고 있단 말이죠. 부러울 따름이고요, 그래서 질투삼아 아래의 T.S. Elliot 시인의 명언을 실으면서 이번 호는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