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 에너지 바

But Europe prefers nutritious greens

다음 번에 한국 가면 성수동에 꼭 가야지 다짐을 하고 있었다. 거기가 그렇게 핫 플레이스라면서요. 그런데 엊그제 젠슨황이 삼성전자 이재용, 현대차 정의선과 함께 삼성동 깐부치킨 집에서 소맥 브라더샷 하는거 보면서 성수동 간 다음 날에는 깐부치킨도 꼭 들러야겠다는 맹세를 하게 됩니다. 젠슨황 왈: Korean Fried Chicken, man, wow KFC isn’t it ㅎㅎ, it is the best in the world! 라잖아요.

다음날까지 소맥에 취해 젠슨황은 APEC 발표 무대에서 옛다 니들아 GPU 26만개 뿌린다 선언했지요. 이걸 두고 언론사들이 대서특필 했는데 이 GPU(Graphic Processor Unit)는 AI 프로세싱 하는데 필수 칩이라, 그 거대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니 GPU의 구매를 선점하는 것 자체가 기업간, 국가간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해 준답니다.

산업 전반에 걸친 AI의 활용은 아직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매년 성장세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다들 아시겠지요. 그래서 여기에 필요한 제반 시설, 특히 에너지 수요와 소비 측면을 이코노미스트가 몇 차례 기사로 실었는데 오늘은 그 쪽을 좀 볼라 합니다. 우선 아래 표는 여러분들 주식 앱에 다들 필수 종목으로 들어가 있을 미국 IT 기업들의 자본투자(CapEx) 표 입니다. 표 제목이 Hyperdrive잖아요. Hyperscale의 수요가 hyper하게 AI를 drive하고 있다, 로 읽혀졌는데 hyperscale이란 말 그대로 스케일링을 겁나 크게한다, 겠지요. 전문가분들 다른 해석 내릴 수 있겠으나 제가 종사하는 IT network분야에서는 hyperscale이라고 하면 AWS, Azure, Google Cloud Platform같은 클라우드상의 가상 서버들이 최초 생성시 Small, Medium, Large처럼 정해진 규격으로 만들어지는데 이게 금방 금방 용량이 다 차서 바로바로 증설을 해야 된다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습니다. 요즘엔 이걸 아예 자동화해서, 마치 미국 애니메이션 Incredibles에 나오는 Elastic Family처럼 서버가 자기 스스로 용량을 점검하다가 이게 꽉 차면 알 낳듯이 스스로 증식하기도 합니다. 이걸 Autoscaling이라고도 하지요… 알았어 IT 덕후지식인 여기까지.

비슷한 맥락으로, AI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추론(Inference)학습을 시켜야 하는데 더 많은 유사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록 AI의 정확도도 높아지겠지요.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AI업체들은 가능하면 추론 데이터들이 모여있는 데이터센터, 예를 들어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버들이 운영되고 있는 데이터센터 안에 케이블 옆에 꼽고 빨대로 빨듯이 정보를 빼내기를 원합니다(IT jargon: co-location). 이러다보니 데이터센터에서 필요한 에너지 수요도 하루가 다르게 급증.

이러다보니 에너지 관련된 스타트업들도 파죽지세로 성장중입니다. 이코노미스트에서 소개된 몇 기업들만 추리면:

  • CoreWeave: AI 클라우드 기업. 원래 가상화폐 채굴하던 시설들을 AI에 쓰라고 폐광시켜 용도 재변경

  • Talen Engergy: 원자력으로 데이터센터 운영. 최근 2년간 주가 다섯배 뛰었네. Me FOMO again ㅠㅠ (FOMO: Fear Of Missing Out. 나만 놓쳤네)

  • Intersect Power: 태양광 배터리로 데이터센터 개발

  • X-Engergy: SMR(Small Scale Nuclear) 스타트업. SMR: 간단히 말해 가정용 핵 발전기입니다. 즉, 이걸 집에 놓으면 층간소음 등으로 시비 생길때 아랫집과 바로 냉전 포고하며 핵 버튼 보여주는 것으로 간단히 분쟁 조정 가능합니다 ㅎㅎ

  • 구글 / 메타: 지열로 어떻게 안될까 연구중

  • 마이크로소프트: 니네들이 다 연구 다 해먹었으니 우리는 수소전지로 갑니다.

  • xAI: 일론 머스크가 또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 밤에 안쓰는 자투리 전기 어떻게 유동적으로 쓸 수 없나 궁리중

  • CTC Global: 에너지 전송 수단인 전력선을 어떻게 효율성 높일 수 없나, 구글과 연구중.

위 사례는 다 미국 국내인데, 아예 눈을 외국으로 돌려 싸고 에너지 공급받고 거기에 데이터센터 세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한다 합니다. 예를 들어 사우디, 두바이 같이 양광(陽光) 찬란한 곳. 좋은 생각이야. 예전에 두바이에서 주재원 비슷하게 반 년 일했어요. 가끔 차를 그늘에 못 세우고 차양막도 없어 햇볕에 그대로 방치하잖아. 일 끝나고 퇴근하려 차 문 열면 바로 한증막 체험하게 되고요, 시간 모자라 거기에 그대로 앉아 핸들 잡으면 원숭이 엉덩이 됩니다. 차 내부온도 54도까지 올라갔던거 봤어요.

이번에는 시선 돌려 유럽으로. 트럼프처럼 지구온난화 뻘소리라고 우기는 사람 적고, 푸틴처럼 에너지갖고 장난칠 상황도 안 되는지라, 우리 지구 푸르게 푸르게, 그린 에너지로 힘차게 달려가고는 있습니다만 그 여정은 아직 너무나 멀기만 하지요. 제가 최근에 다 읽은 Material World (한국 번역본 물질의 세계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2430831, 참고로 이 책 2023년 이코노미스트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길래 나도 읽어볼테야 하며 도서관에서 두 달간 빌렸는데 어우 나한테는 힘든 주제더라)에서도, 그린 에너지가 석유/가스등의 화석 에너지 정도의 손익분기점을 낼 즈음은 우리 모두들 이미 저승가고 없을, 최소 2080년경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시름시름 앓고 있는 우리 지구, 그린 에너지로 살려야 한다며 비행기 연료는 소비량이 많으니 오직 통통배편으로만 해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웨덴 환경소녀 툰버그의 염원과 달리, 아래 표에서 보듯이 유럽인들에겐 코로나이후 물가는 솟구치고, 우크라이나 전쟁 길어지며 저렴했던 러시아발 가스는 국립병원 비뇨기과 전문의의 집도로 파이프 묶여버리는 바람에 현재 상황, 목구멍이 포도청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표 내용: 니네 나라에 당면한 가장 큰 이슈 뭐라고 생각합니까. 생계비에 대한 걱정이 크게 늘었으나 환경/기온 변화에 관해서는 잠깐 꺼져 있으라는 뉘앙스입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EU의 Ursula von der Leyen의장 궐기로 2050년까지 이산화 탄소비중 50% 미만 갑시다 외치고는 있지만 현실이 녹록치 않음은 정부 재정 악화로도 증명됩니다. 탄소 배출 감소 기업에 보조금 주는데 이게 다 정부가 빚내서 한다네요. 부채가 쌓이면 어떻게 돼? GDP의 3요소, 즉 PPD(Population, Productividy, Debt)로 보면 유럽은 다 꽝 돼잖아. 인구 줄고, 생산성은 아시아에 밀리고, 빚더미는 이미 2008년 금융 위기에서 봤듯이 남유럽 돼지국가 되었었잖아(PIGS: Portugal, Italy, Greece, Spain 다 죽다 살아남). 그린 에너지에 박차를 가하면 이번엔 태양광 패널이 거의 중국 독점이라 우리 Xi 주석 베불리 먹여 돼지되겠네. 세르반테스야 다시 살아나서 돈키호테 풍차라도 돌려다오, 싶지만 태양광 패널 만드는 중국이 풍차쯤이야 유럽 인건비 10분의 1로 뚝딱 만들 수 있겠지요. 여기에 유럽 우파들이 트집 잡고 거 봐라 그 돈 안 되는 그린 에너지 말고 화석 연료 더 알뜰하게 태우면 된다고 우기고 있으니 이래저래 유럽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상황이라 합니다.

아 벌써 10월 다 가고, 요 며칠 APEC 뉴스 보면 경주 불국사 단풍 들어서 우리 계절 타는 얘기 좀 해볼까요, 제안 드리고 싶었는데 에너지 쪽으로 깊이 들어가 버린 감 있어요. 그래서 뉴스레터 접기 전에 가을 노래 하나 선사합니다. 우리 모두 다 한 번씩은 들어 봤을 고엽(枯葉) 입니다. Édith Piaf, 이브 몽땅 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제가 2010년부터 십여년간 재즈 학원 다닐때 제일 처음 연습한 곡이기도 하고요. 즐감하시길. Vocalist - Nao / Piano - Yukio Nozu / Recorded at Hachioji 610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