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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얘기를 좀 해 보기로
대체자산관리 & 사모펀드 누가누구
제가 구독하고 있는 이코노미스트(유료), 니케이 비지니스(日経ビジネス: 무료), 차이신(财新: 무료)에서 요즘 심심치 않게 블랙 록(BlackRock, 黑岩) 얘기가 나오길래 이번 참에는 파이낸스 관련 기사 모아 모아서 정리합니다.
우선 그래프부터. 아래 보시면 2011년 이후 BlackRock을 필두로 한 대체자산(Alternative asset) 관리 금융 업체들이 은행에 비해 크게 다섯 배의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08년 금융위기 다 기억하시죠. 그 때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 크게 한 번 휘청했잖아. 아 기억난다. 그 때 호주에 살았는데 이직할려고 이력서를 한참 뿌렸지. 아마 한 200개 돌렸을거야. 한 채용업체의 에이전트가 내 이력서를 보더니 철자가 틀렸다고 구박주면서 야 니 지금 금융위기로 얼마나 힘든지 아냐, 이력서 제대로 안쓰면 지금 같은 때는 바로 탈락이다, 하더라. 호주에도 여파가 이 정도였으니 진앙지인 미국은 더 크게 흔들렸었겠지요. 기업 구제에 들어가면서, 미국 정부는 금융권 규제를 더 철저히 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은행과 비은행 간의 규제 정도에 차이가 생기게 되었답니다. 즉, 상대적으로 비은행권은 규제를 덜 받게 된 것이죠. 아래 그래표의 2011년 출발점은 그래서 의미가 있는데 이 때에 Apollo라는 또 하나의 대체자산 관리회사가 상장을 하던 시점이었대요.

그리하여 현재는 BloackRock, Apollo와 더불어 가끔 들어봤지요 KKR이라고? 얘네들이 일종의 미국 자산관리 빅 쓰리인가봐요.

여기서 잠깐, 대체 자산 관리가 무엇인가요? 어, 주류를 이루는 자산, 즉 현금 주식 채권 이외의 온갖 잡스런 자산으로 돈놀이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카드 론(loan), 자동차 론, 학자금 대출, 전당포, 금 은 동 철 구리 희토류 쌀 보리 옥수수 감자 고구마 예술품 장식품 고가품 사치품 디올파우치 반클리프아펠 김건희컬렉션 야구단매매 와인 양주 코인 NFT 괴상한 픽셀 아트 등등등. 써 놓고 보니 1999년 군대 제대하고 컴퓨터 과외 아르바이트로 나갔던 어느 소규모 기업체가 생각납니다. 잠실 석촌호수 뒤편에 자리잡은 2층 단독 주택을 개조해 만든 아담한 사무실이었어. 이름이 아마 골드문 컨설팅인가 했지? 영어 간판이 인상적이더라고. Gold Moon Concerting. 아, 콘서트 전문 컨설팅인가? 반짝반짝 금 간판을 박아놓은 주택 현관을 들어가려는데 때마침 어느 직원 분이 같이 들어가길래 안녕하세요 저 과외 지도 요청하셨지요, 물었더니 그 분이 벽돌 들어간 듯 속이 두툼한 수금가방을 겨드랑이에 끼우며 갈색 코팅이 들어가다 만 선글라스를 벗더니 소리없이 손가락으로 저 쪽을 가리키더라고. 얼굴을 돌려보니 Black & White 스웨터를 입은 사장이 나를 반기더라. 그 옆에는 어느 여사원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고. 사장은 그 갈색 선글라스 사원에게, 니 이 걔이셰키야 그란식으로 백 사장한테 돈 못 받아올라믄 걍 차도에 뛰어들어 바로 뒈져라 욕을 퍼 붓더니 나에게는 씩 웃으며 어이 학섕, 우리 미스 최 콤푸타 잘 갈촤 줏씨요 안 그라믄 확 날도 더운디 니 집에 불 질러버릴랑게, 하더라… 이런 업체가 아마 세기말 격변기에 탄생한 한국형 자산 관리 회사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뻘소리 접고 다시 이코노미스트 기사로 돌아왔습니다. 사모펀드와 벤처 캐피탈이 대체자산의 범위에 들어가지 아리까리합니다만 사모펀드(Private Equity, 정확히는 사모 주식이지만 편의상 사모펀드로 번역) 업계를 다루는 기사에서 위에 말씀드렸던 KKR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KKR, KKR … KKK? 음 이미지 별로 안 좋네. 그 이미지 대로 KKR은 종종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돈을 꽤 벌었답니다. 그러나 수익률은 최근들어 형편없군요.

우리나라 기업 문화상 PE(Priavte Equity)의 기업 인수는 대개 노동계쪽의 격렬한 반항에 직면하는데, 미국은 야 야 말도마라. 미국계 회사에서 일해본 사람은 한 두번씩 들었을 것이야. 실리콘벨리 회사들은 상장 전, 항상 PE들이 눈독을 들입니다. 내가 경험한 PE들만 해도 Siris, Vista, Warbug Pincus, Thoma Bravo. 얘네들이 악독합니다. 일단 회사 인수하지요. 그럼 회사 CEO는 전 직원에게 “좋은 조건으로 인수되었다. 캐시플로우 이제는 걱정 없다. 동요하지 마라. 직원 해고 없을 것이다”라고 사탕발림 멘트들을 날리지만 이미 PE의 엑셀시트에는 회사 누가누가 얼마받고 무슨 일 하는지 금액별로 정렬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하여 기본 정리가 끝나면 직원 해고의 실행에 옮기게 되는데 일단 오래된 고임금자 컷, 일 못하는 자 컷, 인도 오피스 인력과 대체 가능한 자 컷, 하여 직원을 자르고요. 와~ 정리 다 끝났다, 회사 CEO와 PE가 악수하면서 이제 새 출발 합시다 화이팅! 외친지 한 몇 주 후에 CEO도 그만 둡니다.
예전회사 Infoblox 다닐 때 인수 PE였던 Vista그룹의 회장 Robert Smith도 갑자기 생각나네. 그 당시 아마 Black Life Matters 사건으로 흑인 인권 재조명 분위기가 있었어. Robert Smith가 아마 그 때쯤 이코노미스트에 글을 하나 냈던 것 같어, 아마 이런 내용으로: I am very proud of being black. Black is new gold. 근데 사실 이 사람 왜 아직도 기억하냐면… 그의 (두번째) 부인 Hope Dworaczyk Smith가 말이지, 사업가이자 모델이래. 모델? 어, 위키를 봤어. 과거 Playmate 우승자였대. Playmate가 무엇이냐, Playboy잡지에서 매년 뽑는 올 해의 모델입니다. 구글에서 Hope Dworaczyk Smith 풀 네임 대신 Hope Dworaczyk playmate로 치면 사진 나오는데, 다만 열람시 옆에 앉은 이수아 대리님한테 어 현준씨 이런 분인줄 몰랐네요, 들으며 회사내에서 매장 당할 수 있습니다.
사모펀드 얘기가 하나 더 나와서 정리하고 끝내겠습니다. 위에서 본 수익률은 그렇다 치더라도, 자금 조달면에서는 일반 은행보다 PE쪽이 월등하게 규모가 커지고 있음을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역시 은행권의 규제와 이에 반한 PE쪽의 도발적/창의적인 조달 방법을 가늠케 하는데요, 예로 Apollo는 원래 회사 채권 중에 정크본드라고, 재정 상태가 불량한 회사들을 사들여 가치를 올린 뒤 파는 식으로 수익을 창출해 온 회사입니다.

Apollo의 자금 조달 방법 조금 더 들어갑니다. 어떻게 모으느냐. 인수후 기업 가치 상승 가능성 있는 회사들을 모아 ETF를 만들기도 하고, 요즘 유행하는 블록체인 기반 Tokenizing 투자를 광고하기도 한답니다. Tokenizing: 전체 자산의 일부를 토큰 형태로 사겠다. 예를 들어 이 빌딩의 100분의 1만 사서 소유하겠다. 이를 위해 요즘 뜨는 코인이 이른바 RWA (Real World Asset)계열의 Chainlink(LNK), Stellar(XLM), Avalanche(AVAX) 같은 코인들 되겠습니다.
자금 조달 방법 하나 더, 안전한 돈 굳은 돈 보험회사들로부터 돈을 빌려 PE가 투자하는 것인데 아예 덩치 큰 PE들은 보험회사들을 사버린다 하네요.
Apollo: 2009년에 Athene 보험회사 인수로 타 업계에 비해 발빠르게 굳은돈 파이낸싱 아이디어 선점
KKR: 작년에 Global Atlantic 보험회사 인수
Bain Capital: Lincoln Financial 보험회사의 지분 일부 인수로 보험금 돈놀이에 열공중
대학원 MBA나오긴 했지만 나의 전공은 컴퓨터이고, 그동안의 커리어도 모두 IT쪽이어서 사실 금융 분야는 잘 모르오. 그래서 오늘 뉴스레터는 일부 금융인들에게 개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으니 양해 부탁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우리가 어떤 분야에 있든, 은퇴해서 경제적으로 완전히 자유로워지기 까지, 돈에 관해서는 좀 알아야해요. 안 그러면 아래와 같은 금융상품 사서 와 이제 부자되겠다 기뻐하는 당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래는 신한은행 일본 지점의 적금 수익률 안내에요. 신규 가입자 6개월 예금 이자 0.35%, 신규 가입자 5년 계약 예금이자는 자그마치 0.55% 와~ 이 은행에 1억 박으면 5년후에 50만원 나온대요. 5년 꾸욱 참고 만기되는 날, 가족데리고 오마카세 가서 불어난 이자로 결재 후, 모자란 돈 카드로 내면 되겠어요 와 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