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는 시선, 세계가 보는 시선

Turmoils around Korea

이번 한 주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황이 워낙 특수하고 다이나믹하해 이코노미스트 기사의 비중은 좀 낮추기로 합니다. 잡지에서도 매일 기사를 내보내고 있긴 한데 윤석열의 수요일 탄핵 발표 및 곧 이은 해제 이후로는 프랑스의 내각 해산과 정부 불신임, 시리아 반군의 주요 도시 탈환, 루마니아의 친 서리아 정권 집권등 굵직한 뉴스들이 터져나와 한국 소식은 자취를 감춘 상황입니다.

그 대신 내가 종종 들여다보는 일본, 대만 및 중국 미디어를 통한 우리나라 정세를 알려드리기로.

  1. 일본이 보는 이번 사태와 향후 전망

    제목: 대통령이 쿠데타?

    일본 언론은 당연히 놀랐을 수 밖에. 계엄(戒厳:kaigen)이라는 말도 한국이나 동남아 뉴스가 아니면 몇십년 동안 거의 쓰지 않는 단어임. 위 NHK 뉴스 캡쳐에서 보듯, 일본의 윤 대통령의 뜬금없는 선포에 이거 쿠데타인가? 하고 뉴스를 내 보냈다가, 바로 몇 시간 후에 취소되어 잠잠해 지는 것을 보고 아연실색하였는데, 뉴스 보도는 (물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자국의 이해관계 측면에서 이번 사태, 특히 향후의 방향을 점검하고 있다.

    일본은 윤석열 대통령 좋아한다. 외교 활성화 되었고 서로 오가는 관광객 수 늘었고, 최근 몇 년간 한국 공무원이 독도 앞에서 태극기 휘날리는 일이 없었기 때문. (그러나 한국에서 윤석열 퇴진이 거의 기정사실화 되는 것을 보고, 이시바 총리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

    따라서 만일 이재명이 정권을 잡을 경우 일한 관계의 악화를 우려한다. 과거사에 집착하고 싶지 않기 때문.

  2. 대만이 보는 이번 사태와 향후 전망

    죄송합니다. 제가 podcast와 youtube로 대만 소식을 경청해서 듣는데 아직도 역부족이라 아마 절반 밖에 이해 못 했을 것이오. 다만 아래 제목은 이해함: 한국 집권당 윤석렬 파면, 손예진과 전지현 공동 성명내다!

    대만 시사 프로그램은 세 명 정도의 (의상과 머리 정돈을 전혀 하지 않아 동네 전파상 아저씨들 같은) 패널이 나오고 사회자가 진행하는데 이 분들이 의외로 한국 정세를 속속들이 다 알더라. 윤석열, 충암고 동문 김동현, 국민의 힘(중국어로는 국민력량당) 한똥쉰 , 그리고 더불어 민주당(중국어로는 공통민주당) 리자이밍 선생!

    대만 역시 자국의 이해 관점에서 본 사태를 보는데, 특히 한미일 동맹관계가 계속 이어질 것이냐의 여부가 중요. 당연히 대만에게는 동아시아 민주주의 동맹이 중국의 위협과 관련한 자국의 안보 측면에서 가장 우선시 되므로 이번 사태에도 한미일 동맹은 굳건히 유지되기를, 그리고 트럼프가 집권후에도 제발 날뛰지 말기를 열망하는 것 같다.

  1. 중국이 보는 이번 사태와 향후 전망

    중국 쪽은 이번 사태 관련하여 중국 관영 CCTV(채널 1이 종합 채널로, 매일 밤 뉴스는 옛날 옛날 우리나라 아홉시 이득렬 땡 뉴스 오늘 전두환 대통령 각하 중얼중얼, 과 똑같아서 오늘 우리 시진핑 주석이 어쩌구 저쩌구를 처음 5분 동안 낭독함)를 시청하지 않아서 공식 입장은 모르겠으나 지난 번 상하이 갔을 때 사촌동생의 남친(아마 곧 남편 될 듯)의 얘기로 비추어 보자면 중국은 공산당 일당 독재인 것 모두 다 아시죠, 그리고 시진핑 주석이 국가를 마치 하나의 큰 가족처럼 다스리기 때문에 주위에 가족 관련 뜬 소문이 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즉, 중국 내에서 일어나는 정치/사회 관련 소식이 외부에 안 좋게 나가는 것을 꺼려하지요. 예를 들어 우리 아들이 어디 가서 사고치고 왔어요, 이런 얘기 퍼져나가는거 싫다는 얘기지.

    이를 비추어 볼 때 중국 관영 미디어는 당연히 한국의 사태가 액면 그대로 보도될 경우 중국 국민에게 정치적 동요를 불러 일으킬 것을 우려해 사태의 보도를 걸러걸러 내보내고 있을 것이다. 지금 잠깐 검색해보니 중국신문에서도 윤석열의 사과 내용은 그대로 전하고는 있다만… 그러나 선전하겠지. 니 칸! 你看(보라우!) 미국도 그렇게 한국도 그렇고 민주주의라는 것이 이렇게 문제가 많다. 우리 중국은 대국굴기를 위해 공동부유와 번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니 모두 일치 단결하여 조화와 화합을 기치로 내걸자. 정부 싫어요 곰돌이 주석 싫어요 이딴소리 하지 말고!

  2. 한국의 어느 원로로부터 들은 향후 전망

    이번 주에 짧게 한국 출장을 다녀왔었다. 마침 광화문 앞 호텔에 머물렀었는데 눈 덮여 아름다운 경복궁 모습에 도취되어 우리나라 참 아름다운 나라야, 하고 감상에 며칠 젖었다가 어느 날부턴가 동네 앞이 밤 낮으로 마구 시끄러워지는 것이죠.

    아침에 일어나 고객과의 조찬 미팅 장소인 강남의 어느 호텔 라운지에 갔다가 거기에 있던 어떤 투숙객이 전화로 떠드는 소리를 들었다. ‘미국 대사관 폐쇄야, 나 못돌아갈 수 있어.’ 엥? 요거이 무슨 소리? 마침 그때 아내한테서 온 메세지를 보니 캉꼬꾸 윤 다이도료(대통령) 계엄을 선포하셨다고. 나 참.

    그 날 미팅에 참석하신 연로의 한국인 컨설턴트가 해 주신 얘기가 인상깊어 여기에 남긴다. 이 분은 대중집회의 크기와 강도에 따라, 대통령의 망명까지도 예상하고 있었다. 보통사람이 한 얘기라면 웃어 넘기겠는데 이 분이 워낙 어마어마한 경력을 갖고 계시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보안상 이 분의 프로필은 공개할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