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쏘아당긴 세 개의 화살

What to expect in Trump's round 2

이코노미스트의 (우려섞인) 예상대로 트럼프는 다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미국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각 나라들에서는 앞으로의 4년이 어떻게 전개될지 다양한 (그러나 역시 우려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자 여러분, 미국얘기 약간 지겨울 수 있겠지만 이 나라가 세계의 패러다임을 쥐고 있으므로 또 한 번 자세히 살펴보기로 합시다.

먼저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미국 민심. 아래 그림 보시면 민주당 선회(旋回)는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나만 해도 2016년 트럼프가 당선 되었을때 와 미국 망했네 걱정했고, 그 때 기억으로 일부 미국인들은 이 나라 싫다고 캐나다로의 이민문의가 급증했다는 뉴스도 들은 적 있다.

이번 대선은 이전과 그 판도가 아주 달라졌군요. 트럼프를 상당히 환영하는 분위기?

아래 표의 윗 부분은 당선 전후로 본 미국 달러의 환율 변화. 보시는 것처럼 당선 이후로 강 달러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숫자 내려가면 강 달러 = 일본 한국 호주 등은 자국 환율 약세). 표 아랫부분은 S&P 500지수의 변화. 시장이 보내는 환영의 물결은 점점 더 커질 듯.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가 내세운 공약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1. Lower Taxes: 기업에 물리는 세금을 낮추겠다. 그러니 주가가 올라가지요.

  2. Sweeping Deregulation: 규제를 풀겠다. 예를 들어 그린벨트 같은거 뭉개버리겠다.

  3. Higher Tariffs: 수입품에 물리는 관세 대폭 올리겠다. 중국은 죽어났네. 그런데 한 중국인은 여기에 이견(異見)을 제시합니다. My Chinese roommate女 says: "차라리 잘 됐다고. 관세 올리고 중국 미워하라그래. 그래야 중국 불법 이민자들 다 추방되고 나같이 열심히 일하고 영어 잘하는 사람한테 미국 비자 기회가 오지!" 

이 여자 미국이라는 나라 되게 싫어한다. 하지만 미국으로 가고 싶어 울라고 한다 ㅎㅎ.

위의 세 가지 공약들은 이미 주가 및 자산 가격에 반영되고 있습니다요.

아래 표 상단: 테슬라, 미국 은행들 수혜주. 항셍(=중국 우회 상장 거래소) 꽝. 태양광 기업 꽝. 왜? 그린벨트 풀어 공장 짓겠다는데 친환경이 왠 말이겠니.

아래 표 하단: 코인 들썩들썩. 채권은 지루해요. 멕시코 / 유럽 화폐 하락세.

마지막으로 표 하나 더. 앞으로 4년간 트럼프가 거둬들일 수입 관세. 이 중 대부분은 중국이 BYD, 샤오미 전기차 수출해서 내겠지. (잠깐 여담: 한 달간 상하이에 있었잖아요. 솔직한 심정으로 샤오미 전기차가 테슬라보다 더 멋있더라. NIO -중국명 웨이라이 蔚来- 라는 브랜드도 있는데 거의 벤츠분위기)

오늘 뉴스레터는 동경행 귀국 비행기 안에서 작성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한 달간 어학연수 끝났거든요.

와 그 한 달간 무슨 거지 소굴 같은데서 여자 룸메이트랑 화장실 공유하며 뚜껑 없는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뭔가 스멀스멀 기어올라올것 같은 공포 느끼며 버티었더니 이게 왠걸, 떠나는 날 아침에는 세상에 그래도 여기가 그리워질 것 같은 예감 드는 거 뭐라고 설명할랍니까.

이럴 때 아름다운 우리말 또 한 번 빌려쓰기로요. 미운 정 들었나보다고.

상하이 스케치: 사진들

아마 들어보셨을 광창우(广场舞). 광장에서 춤춘다는 뜻입니다. 사진 찍은 이 날은 토요일 밤. 제법 큰 공원을 걸어 지나가는데 한참 앞에서부터 가라오케 음악 들리기 시작한다. 아니나 다를까.

춤추는 사람 중에는 프로 댄서처럼 제법 차려입고 온 아저씨 아줌마들도 있다. 외국인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대륙의 문화.

상하이의 아침은 활기가 넘치다 못해 온갖 소음을 방사(放射)하는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들로 도시가 점령된다. 도착 첫 날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자전거들이 전후좌우 대각선으로 움직이는거 보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머무는 한 달 동안 접촉사고 두어번 봄. 그래도 신기하다. 거의 분 단위로 날 사고를 피해나가는 지혜로운 상하이 시민들.

떠나기 한 사흘 전 아침, 오랜만에 룸메이트들과 거실에서 차를 한 잔 했다. 나는 곧 중국어 학원 갈 시간이 되어 나가려 하는데 룸메이트女가 고구마하고 달걀 사과 남은 거 있으니 도시락으로 싸가라 했다.

하여 이 사진의 제목은 '찐 고구마를 베어물며 느끼는 중국인의 환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