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More 중동 화약고 뉴스 Please

하마스의 이스라엘 주민 사살과 인질 협박에 개빡친 이스라엘이 We are at War! 선전포고하고 보복공격을 시작한 2023년 10월 이후, 내가 시청하는 호주의 SBS 뉴스, 싱가폴 Mediacorp 중국어 뉴스, 그리고 대만의 국제 뉴스 채널에서는 하루를 멀다하고 전쟁 소식을 내보낸다. The following video contains scenes that some viewers find disturbing이라는 경고와 함께 (영어 뉴스의 경우).

그 무렵에 예전 회사의 다른 부서 싱가폴 동료가 내가 사는 도쿄로 출장을 와서 저녁을 먹게 되었다. 이런 저런 얘기로 화제를 옮기다가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얘기도 하게 되었어요. 그 분 왈: who cares! (아 중국인아 세계 시민으로 살자)

이 글 읽는 당신 또한, I don’t care, not my cup of tea! (관심사 아님) 으로 치부하여 그냥 이메일 닫으시지는 말고, 중동 분쟁 지식의 차원에서 누가 누구편이고, 뭐가 무슨 말인지 알고나 넘어갑시다.

우선 용어 정리:

Anti-Semetism (Antisemetism): Anti가 반(反)이란 뜻이지요. 그래서 이 말은 반 유대주의 입니다.
어 그럼 유대주의, 즉 유대인 우월주의는 Semetism이겠네? ㅎㅎ 틀린 건 아닌데 유대 우월주의는 Zionism에 가깝다고 봅니다. Zion = 시온. 이스라엘 민족이여 시온의 땅으로! 하여 Zionism은 유대인 민족주의 인데 민족주의가 강하면 당연히 배타주의, 극우주의, 따라서 우월주의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오케이 좋았어. 이스라엘 유대인이 하마스 이슬람 민족하고 전쟁한단 말이지? 근데 이란한테도 미사일 쏘고, 올 초에는 레바논에도 지상군이 투입 어쩌구 저쩌구 하더라?

아래 표는 이코노미스트 작년 10월 경에 실린 지도인데요, 큰 그림 보면 Jew vs Mulsim 전쟁이 됩니다. 이 중 시리아는 작년 말 무혈 정권 교체로 현재 전쟁터에서 한 걸음 물러난 상황. (얘네 참 지혜로와. 시리아 ETF 상품나오면 사고 싶다니깐.)

근데 지도에 멀리 떨어진 예멘은 어쩌다 전쟁에 휘말렸대여? 그 가운데 중동 큰 형님 사우디는 가만 있는데?

자 그럼 여기서 오늘의 핵심 주제, 수니와 시아가 나오게 됩니다.

Sunni: 예언자 무하메드가 이슬람교 창시하고 죽고나서 후계자를 뽑게 되잖아요. 수니파는 합의(vote)에 의한 후계자 선출(칼리파로 불림 Caliph)을 따르는 종파로 전세계 무슬림의 90%를 차지합니다. 우리가 아는 사우디 두바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얘네들이 다 수니파임. 중동 산유국 GCC(Gulf Cooperation Council: 사우디 UAE 바레인 오만 쿠웨이트 카타르)도 일반적으로 Sunni로 보면 됨 (그 중 일부 Shia신자들도 있지만)

Shia: 합의는 뭔 합의여. 직계 상속으로 무하메드 죽고 그 패밀리 멤버인 알리(Ali)에서 파생된 종파. 주축은 어디? 그렇죠 이란입니다.

10년 전에 두바이에서 잠깐 살았을 때, 대부분 Sunni 모스크(무슬림 교회라고 보면 됨) 건축물 중에 간혹 한 둘 Shia 모스크가 보일 때가 있었다. 장식이 더 알록달록하고 정교한 느낌 나더라. 아래 사진 참조.

무슬림과 그들이 창조한 아랍 문화는, 우리 동아시아에서는 잘 몰라요 하는 컨셉이지만 한 때 전세계를 지배한 어마어마한 세력이었다고. 세계사에서 배웠지요? 천 년전 이라크 바그다드는 세계의 중심이었다고. 그리고 영어 단어, 지형 지물 중 al(알) 들어가는 거는 거의가 다 아랍에서 기원했다고 보면 됩니다.

• Algebra: 가하학

• Algorithm 알고리즘

• Alchemy 연금술

• Alhambra 스페인의 그 유명한 알함브라 궁전 (클래식 기타 곡으로도 유명)

• 그 밖에도 Alcohol, Alkaline 등 있대요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이 무슬림 것이었어? 네, 10세기 아랍 전성기 때 무슬림 세력은 북아프리카 전체를 점령. 그 중 Berber족이 군림했던 모로코도 아랍권으로 넘어갔고, 아래 지도처럼 모로코에서 야호~하면 스페인 남부까지 메이리가 들릴 듯 하니 스페인도 거의 무슬림 손아귀에 넘어갈 뻔 했지요.

역사 얘기 그만 접고, 자 그럼 아까 예멘이 어찌하면 전쟁에 휘말렸는가? 위 지도에서 짙은 녹색은 Shia파입니다. 이란 + 예멘 반군 Houthi + 레바논 무장정파 Hezbollah (중국어권에서는 真主党이라 함. 진주당 = 진짜 주[알라]의 당)가 다 같은 Shia파인 것이지요.

한 편 팔레스타인 하마스는 수니파임. 따라서 이스라엘은 이슬람의 양 대 종파 모두에게 시비를 걸어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이란과의 전쟁은 휴전 모드가 되었고, 남은 하마스와는 인질 석방 및 영토 일부 포기를 조건으로 2년째 국제사회의 맹비난을 받으며 아직도 싸우고 있는 상황임. 네탄야후 총리 얘도 정말 전쟁광인거 같어. 제발 그만하세요.

오늘 뉴스 꼭지 끝으로, 이란 경제 현 주소 잠시 보겠습니다. 지지난주 미국 전투기의 이란 핵시설 타격을 놓고 트럼프 진영과 CNN / NBC / New York Times / 민주당 진영이 파괴 정도에 관해 큰 의견차를 보였는데, 이걸 뒤로 하더라도 일단 트럼프 집권 2기의 시작과 맞물린 강도높은 제재(sanction)로 올 해 이란 경제는 절벽 밑으로 곤두박질 칠 예정이라네요. 그러나 이란 경제의 거의 모든 부분을 뒷구녕에서 감독 관리하고 있는 이슬람 혁명 수비대 (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는 어디선가 또 숨통을 틀 판로를 찾아내 내년부터는 점차 회복 될 것이라 합니다. 이란의 주요 수출품, 아래 표 보면 알겠지만 석유지요. 어디로 팔겠어? 중국과 러시아. 몰르지 또 북한 정은이가 사 줄지도.

PS: 수니 시아 무슬림 얘기하고 있자니 최근에 다 읽은 책 한 권 있어 소개합니다. 사촌동생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데요, 올 초에 같이 밥 먹는데 오빠 이거 꼭 읽어보시라요, 하면서 건네줬습니다.

저자는 모태신앙 무슬림인 파키스탄계 미국인으로, 부모 형제 모두 코란을 깊이 탐구하고 음미하는 가족에서 율법의 가르침을 따르며 성장했습니다. 의과대학 진학 후 학업과 종교 생활에 전념하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절친을 통해 기독교 교리를 접하게 되면서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답니다. 기독교 신앙의 이해를 위해 그가 깊이 파고들었던 부분은 삼위일체(trinity), 즉 성부 성자 성령이 하나임, 그리고 예수 부활의 역사적 증명이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성경과 코란의 철저하고 깊이있는 비교를 통해 이슬람 교리의 문헌적 신빙성에 대한 의문을 갖게되며, 또 코란의 여러 일화들을 통해 드러난 야만성과 부조리를 깨닫게 되니 마음의 동요와 함께 새로운 신앙으로의 문이 열림을 영적으로 체험하게 됩니다.

스포일러는 여기까지고요. 저자 나빌 쿠레쉬 아주 유명한 사람 같은데 절대 책 다 읽기 전까지 인터넷에서 이 사람 누군지 찾아보지 마시오. 세상에나 이런 일이 ㅠㅠ

나는 기독교 아니고 우리 어무이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 나도 일종의 천주교에 가까운 종교관 갖고 있긴 한데 최근에는 불교 및 Vipassana 명상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이른바 나이롱 신자이지만 이런 나한테도 이 책은 심히 감동을 주었으므로 만일 책 원 하시는 분 있으면 주소 주세요. 우편으로 날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