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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lobal Democracy Index
민주주의 어디로 가고 있나요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 연구 기관 EIU (Economist Intelligence Unit)에서 매년 발표하는 세계 민주화 지수의 2024년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도부터 보시지요.

우리나라도 가장 짙은 색이었으면 좋겠어 ㅠㅠ 아쉽게도 EIU는 윤석열을 싫어했나봐요. 우리나라보고, 세꾸하라(sexist) 오지상(할아바이)들이 정치하는 일본보다도 못하게 점수를 줬어요.
8점 이상이면 Full democracy로 치고 짙은 청색이 되는데 아이슬랜드, 아일랜드, 영국,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호주, 뉴질랜드, 우루과이, 캐나다, 모리셔스, 코스타리카, 여기에 유럽 국가 중 우리보다 못 사는 스페인, 포루투갈, 그리스, 아시아 국가는 일본과 대만까지 들어갑니다.
우리나라는 대략 미국, 이태리류의 마피아 선진국들이 받는 점수대임. 근데 프랑스하고 벨기에는 왜 점수가 낮지? 그 나라 사람들 할 말 다 하고 사는 것 같던데.
북한도 한 번 볼까요? 꼴지에서 세번째래요. 나는 전교 꼴등인줄 알았는데? 최하위는 14세기형 정치를 지향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한 등수 위는 군부통치 미얀마가 자리하고 있었네요. 미얀마 군인하니까 2017년경 수도 양곤에 출장갔었을 때 기억난다. 미얀마의 중견 통신회사와 딜이 잘 끝나서 사무실 나와 택시 잡으려고 기다리는데 중견 통신회사라고 해봤자 거기가 어디 변두리 주택가 같은 곳이었어요. 오후 네시 반, 아직 업무가 다 끝나지 않았을텐데 군복을 입은 한 남자가 터벅터벅 집을 향해 걸어가는걸 봤어. 모자가 사병 모자 아니고, 나이도 봐서는 장교 같았는데 술이 좀 들어간 거 갔더라고요. 짧게 옆에 스쳐 지나가며 마주친 충혈된 그 눈빛, 왜 아직도 안 잊혀지는지. ‘이 더럽은 세상 다 죽여버릴거야’하고 내뱉는 것 같이 느껴졌었지요. 안타깝지만 대부분 이런 경우 사정 모르고 남편 돌아오나 하여 밥 짓고있을 철모를 아내만 폭력의 대상이 됩니다. 부디 나의 추측이 벗어났었기를.
다시 통계로 돌아와, 북한과 우리나라의 민주화 차이는 2021년에 양 극을 이루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계엄이 통계를 크게 망치는 바람에 근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군요.

아래에 세계 평균 그래프도 있어요. 짐작하시는 대로 최근 몇 년 세계는 극우파와 권위주의자, 독재자의 힘 자랑 무대로 바뀌어 가고 있으니 결과는 민주화 지수의 급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지요.

그런데 이런 나의 분석 듣고 서운해 할 분도 몇 있을거 같아서 조심조심 뉴스레터의 톤을 살핍니다. 심지어는 이런 생각도 해 본다고. 민주주의가 우리, 특히 동아시아인들한테 그렇게 필요한 것이었나? 이런 생각하게 만드는 세 가지 사례 듭니다.
2022년 홍콩 사람과의 대화: 같은 회사 직원으로 그는 홍콩 country manager였다. 식사 자리에서 내가 슬쩍 한 번 떠봤다. 민주화 우산혁명 실패했잖아, 그래도 홍콩은 안녕하니? 그는 일언지하에 나의 우려를 반박하였다. ‘너 모르고 있구나, 그거 미국이 사주한거야. 그 뒤에 큰 돈이 관여됐었다고. 홍콩 민주 어쩌구 저쩌구 애들, 돈 받은거야.’ 그리고는 슬그머니 주제를 바꾸더니 홍콩 부자들 너무 많아 위축된다고 너스레를 떱니다. 아들 다니는 학교에 private jet 갖고 있는 사람이 좀 있다고.
2024년 중국 사람과의 대화: 술을 한 잔 했어. 그러니 안 물어볼 수가 없지. 니네 그 시진핑이랑 공산주의 언제까지 할꺼냐. 그 분은 나의 도발적인 질문들에 차분하게 대응하였다. 내가 문화혁명의 실패를 따지자 그 분 말씀하길, 글쎄요 우리 부모는 도시보다는 농촌에 가까운 계급이었는데 문화혁명으로 그 차이가 줄어들어서 물질적, 문명적 혜택이 어느정도 고르게 배분될 수 있었지요, 하더라. 천안문 얘기는 지난 번에 아마 했지? 시진핑은 왜 사람들이 그 얘기 하는 걸 입막습니까 물으니 우문현답(?)이라, 시진핑의 국가 통치는 마치 큰 가족을 꾸리듯 하므로 집 안에서 일어난 성사롭지 못한 일들은 굳이 다른 가정(국가)에 발설하고 싶지 않다고.
2025년 한국, 어느 동년배와의 대화: 비지니스 관계로 통화를 길게 하게 되었다. 맺는말 인사 겸 그 분이 ‘케빈씨 잘 모르실텐데 요즘 시국이 영 어수선해요’ 하더라. 아, 그래요. 한 번 또 떠 봤다. 댁은 요즘 시국 어떻게 생각하슈, 물었더니 그 분이 한 몇 초간 망설이더니 ‘나는 친일파입니다’ 라는거야. 오, 친일파 = 현 정부 대일 정책 지지 = 탄핵 반대. 그 분 한테 물었어, 반대에요? 그랬더니 역시 단칼에, 당연하지요! 하시더니 ‘걱정마세요 케빈. 우리 대한민국 자유 민주주의는 제가 지키겠습니다’ 라 말씀하시는 것이죠.
위의 사례들에 대한 판단은 각자에게 맡기겠습니다. 반복합니다만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국가의 역량을 집결하여 보호무역과 국익우선을 내세우는 주변 강대국의 스트롱맨들과 앞으로 몇 년간 어떻게 전략적으로 슬기롭게 외교와 무역의 과제들을 대처할 것인가일 것입니다.
민주주의 통계 정리하다보니 무거운 주제로 흘렀어요. 끝으로 미술품 한 점 올리고 마음 환기하기로 합니다. 도쿄는 벌써 봄이 성큼 다가왔어요. 다운파카 몇 번 입지도 않았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는거야. 이 계절 좋아, 봄!
아래 그림 보면 봄에 내리는 비 같지는 않다 그쵸. 이런 화풍을 그린 화가가 Edward Hopper라고 있대요. 올 초에 장인어른 댁에서 밥 먹다가 펼쳐 본 아사히 신문에 이 그림이 보이길래 눈을 못 떼겠더라고. 찾아보니 Edward Hopper 본인이 그린 그림은 아니고, 그의 화풍을 AI가 인간보다 더 짙은 chatGTP적 감성으로 만들어낸 인상주의적 터치랍니다. 그림 속의 이 여자 무슨 생각 할 거 같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