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ger Moms and Dads

맹모 삼천만리 대륙

엊그제께 유튜브 알고리즘에 낚여 ‘중국 학부모들의 대학 난입으로 골머리 앓는 싱가폴’ 뉴스 동영상을 보게 되었어요. 싱가폴 국립대(NUS,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와 난양공대(Nanyang)에 아이들 데려와서 ‘니칸(你看 = Look)! 커서 여기 꼭 들어가’라 이거지.

동아시아 미친 교육열은 누구나 다 아는 얘기이고, 서양 세계에서도 Tiger Mom이라 하면 아들 딸들한테 모든걸 희생하면서 니는 반드시 하버드 졸업해 의사 변호사 되야한다며 자식 공부에 올인하는 이민 1세대들을 일컫는 말이지요. 내가 기억하는 호주판 Tiger Mom은 토요일날 아침에 Sports class로 애들 수영 보내는데 호주 애들이 꼴등해도 엄마 아빠가 Sweetheart I’m so proud of you로 칭찬을 아끼지 않을 때 그 옆 레인에 선두로 달리는 자기 딸을 코치보다 더 열심히 레인 왕복으로 따라가며 독려후, 일등해도 Aiyo(哎哟 = 아이고), why same no better this time! 얘는 미래가 없네, 하며 가슴을 치는 장면을 본 것 같애. 내가 다니던 시드니 맥쿼리 대학교 야외 수영장에서.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아래 표입니다. Tiger mom들의 채찍으로 큰 아이들은 10년 전에 듣보잡이었던 중국 대학들을 이공대 연구 평판 부분에서 프린스턴, 예일, 캘리포니아 공대(Caltech)만큼 따라잡거나 추월시켰네요.

국내 신문에도 종종 나오는 네이처(nature)등 학술 잡지에 등재된 국가별 통계에서도, 아래 표와 같이 중국은 미국과 이제 다이다이에요. (어 유럽? 거긴 망했어)

한 편으로 서양세계에서는 대학 교육 무용론이 코로나 이후로 특히 힘을 얻고 있으며, AI가 대체할 화이트 컬러보다 직업 안정도가 높은 보일러공, 벽돌공 등의 블루칼러 직업을 선택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면서요. 이와 관련한 내용으로 아래 표를 보시면 미국 상위권 MBA 졸업자가 3개월 이내에 취업하는 비율을 보여주는데 모조리 다 예전치를 밑돌고 있지요?

얘기가 약간 옆으로 새었으니 다시 호랭이 부모 주제로 돌아옵니다.

서양사람 중에도 Tiger Mom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이 있어요. 유명한 투자자 두 분 떠오릅니다. Principle책으로 유명한 Ray Dalio, 그리고 헤지펀드의 귀재 Jim Rogers. 몇 주 전에 짐 로저스 인터뷰 듣는데 이 분이 이런얘기 하네요.

진행자: What are you thinking about the big picture?

Rogers: Phew, well the big picture is to make sure your children speak in Mandarin. Make sure they know Asia.

Rogers: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야. (이거 여러분 아마 들어보신 구절) 이런 말 있다고. 1807년에는 영국이 중심이었고, 1907년에는 뉴욕이 중심이었고, 2007년은 아시아가 중심이라네.

실제로 짐 로저스는 (본인 60세 넘어 나이차 겁나 크게 나는 여인과 재혼하여 생긴) 두 딸을 데리고 10년 전에 싱가폴로 이주했어요. 인터뷰 중에 이런 말도 합니다. ‘와 우리 첫째가 말이야, 학교에서 중국어 말하기 1등을 했어요. 그것도 서양 애가!’

관심 있는 분 위해 인터뷰 영상 공유합니다. 90분 분량이니 시간 없으면 1:32:50부터 들으세요.

맹모삼천, 공부 공부 공부!가 주제이니 관련된 거 한 개만 더 풀고 이번 호 끝낼랍니다.

우리 한국인은 어디에 살든 무엇을 하든 공부, 시험, 경쟁이 평생을 붙어다닐 것입니다. DNA에 그렇게 박혀 있으니 피할 수 없어. 이게 우리의 운명이에요. 뭔 소리여! 하고 반문 하실 분 계실텐데 최소한 우리는 다른 민족에 비해 이런 자세로 살 자세가 더 되어 있다는 얘기에요.

이 말에 동의하시는 분을 위해 명언 3종 세트:

전효진 변호사님이라고, 한 때 노량진 고시학원가에서 전한길 급의 명성을 누렸던 분이래요. 수험생들을 두고 한 말이지만 나는 우리 한국인들이 인생을 수험으로 여기고 살면 모든 분야에서 성공하리라고 생각되어 좀 무시무시하긴해도 매일매일 새롭게 각오를 다지시라고 격언 전해 드리는겁니다

아래에 두 개 더.

그래 좀 무섭지? 그러나 다시 한 번 반복하지만 우리는 이런 민족이었어. 비지니스든 가정 일이든 학업이든 투자든, 모든 면에서 최선을 다해 죽을 각오로, 후회 없게 도전해 보시라는 의미에서 뼈때리는 말씀 몇 개 얹어보았습니다 ㅎㅎ. 자 그럼 이제 릴렉스 하시고~ 이번 주는 여기서 끝!

아, 이코노미스트 구독 연장을 위해 저, 아직도 자녀분 학생증 공유 가능자 찾고 있어요. 지난 주에 도움 요청 드린 이후 싱가폴의 거대 은행에서 리스크 관리 부문 헤드를 역임하고 계신 분이 본인의 대학원 신분증을 흔쾌히 공유해 주셨는데 문제는 싱가폴 학생증을 제시할 경우 싱가폴 달러로 결재가 되고, 싱가폴 구독 금액은 한국보다 세 배가 더 비싸네. 그래서 한 주 더 공고 내 보냅니다. 한국 학교를 다니면 되고요, 고등학생 학생증도 됩니다. 부디 도와주시면 미쉐린 갈비집으로 후사하겠습니다.

만일 이번 주까지 결재가 해결 안 될 경우, 나의 마지막 플랜은 작년에 도움 받았던 그 일본인 레나짱 한테 다시 연락하는 방법인데, 이 분이 한국 대학에 편입해 다니니까 조건은 됩니다만 내가 일년 만에 불쑥 연락하고는 ‘어 히사시부리(오랜만~) 잘 지냈지? 레나짱, 오빠가 말이다 그 동안 너 생각 많이 했는데 바뻐서 일년 동안 연락 못한거 미안하고,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 생각날 때마다 너 사진이라도 간직하려하니 미안하지만 잠시 학생증 좀…’과 같은 어처구니 없는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해서 이것 만큼은 좀 피하고 싶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