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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 大결투: 인도 이빨 vs 중국 공돌이
Without Indian and Chinese, Silicon Valley would hardly have survived.
인도가 지난 2분기(4월부터 6월까지)에도 고속 성장을 이어가, 원래 예측치 6.5%를 웃도는 7.8%(작년 대비) 성장하였다 합니다. 서비스 부문의 약진이 원인이래요.
우리 회사가 인도계 CEO가 다스리는 회사이다 보니 이 나라에 대해 할 말 많아서 이번 주는 내가 다니는 인도풍(?) 실리콘 밸리 회사 얘기를, 중국풍 회사들과 비교해 드릴려고 합니다.
우선 이코노미스트의 인도 GDP 성적표부터 보기로. 이거는 분기별 아니고 연간 성장률입니다. 빨간색은 GDP 성장률, 오렌지 색은 1인당 GDP 성장률. 1% 미만으로 성장하는 일본과 그 전처를 밟게 될 대한민국이 부러워할 수치이긴 한데요, 그래도 중국 따라갈려면 아직 멀었다 그쵸. 아래 아래 표 보면 인도의 현재 1인당 GDP가 3000불 미만입니다. 여기서 7% 성장한다면 3000 × 0.07 = $210늘어나는 거잖아. 근데 중국은 1인당 GDP 13000불이니 5%만 성장해도 13000 × 0.05 = $650늘어나지. 참고로 한국은 대략 35000불에 1% 성장한다면 350불 늘어나겠네. 물론 환율의 변수로 정확한 수치는 달라질 수 있지만요.


근데 이 숫자만으로 국력 평가하기는 부족한 것 같어요, 만일 IT업계만 본다면요. 그리고 그 무대를 실리콘 밸리로 국한한다면, 내가 봤을땐 비슷한 인구의 인도와 중국의 실리콘 밸리 파워를 비교할 경우 인도의 영향력이 몇 배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 (https://www.aryaka.com)만 해도 그래. 전 직원 500여명을 이끄는 핵심 인력이 미국 사는 인도인들이에요. CEO, CPO(product), CIO(engineering), CTO(technology), 전부 Indian American. 여기에 R&D 인력들은 인도 현지 Bnagalore에 한 250명, 거의 절반이 있지. 커뮤니케이션은 기본 영어인데 종종 힌두어(Hindi)도 들린다. 회사의 나머지 조직 - 영업, 마케팅, HR, Finance는 미국에 한 150명, 그리고 나처럼 글로벌 국가별로 한 두명씩. 이렇게 부서별로 인종별 장점 살려 운영하잖아, 그리고 인도인 CEO이면 실리콘 밸리에서 몇 천억원대의 매출로 성장 가능합니다. 나의 외국계 회사 경력 25년간 이런 케이스 많이 봤어. 영어를 하는 우수한 인도 인력을 싼 값에 쓸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혜택이고요, 이 인력들은 자기랑 같은 피부색에 야채 카레 손으로 찍어먹는 CEO를 추종하여 우리회사 최고~ 노래부르면서 일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실리콘 밸리 기업이 셀 수 없이 많은데 IT쪽 몇 개만 추려드리겠습니다.
Netscope (founder Sanjay Beri, 2012년 창업, 현재 매출 대략 7000억): CASB(캐스비로 읽음)라고, Cloud Access Security Broker회사인데 쉽게 말해 Facebook 접속시 어떤 계정으로는 업로드만 되고 다운로드 안되고 차단, 즉 계정별 액세스 권한 부여를 전문으로 하는 보안 기업.

Zscaler (founder Jay Chaudhry, 2007년 창업, 현재 매출 대략 3조): ZTNA (Zero Trust Network Access)기업. 간단히 말하면 여러분 쓰는 VPN client같은거에요. 여기에 온갖 보안요소를 갖다불여 제로 트러스트, 즉 아무도 신뢰하지 않을 정도의 철두철미한 보안을 제공하니 기업이 고속성장 했으요. 다만 처음 10여년은 우리회사처럼 비실비실했었대요.

Aruba (founder Keerti Melkote, 2002년 창업, 2022년 매출 4조, 작년인가에 HP로 인수됨): Wifi 네트웍의 선구자임. 아마 요즘도 시스코하고 기업용 와이파이 시장 거의 양분하고 있을 것이요.

영어 되는 우수하고 값싼 노동력을 R&D로 쥐고 있으면 그것이 곧 실리콘 밸리 성공 방정식 됩니다.
자 그럼 중국계는 실리콘 밸리에서 어떤 스타일로 입지를 굳히고 있을까요? 일단 인도와는 말싸움에서 이기질 못합니다. 이 인도애들은 이빨 터는데는 하여간 전세계 최고야. 한 얘기 또하고 이리 말했다 저리 돌려 말했다 어 그거 다 돼 문제없어 금방 끝나, 이런식이야. 이들의 세계는 말만 들어서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착착 돌아가는 찰리 초코렛 웡카 팩토리나 다름 없어요. 그러나 실상을 까보면 개차반이지요.
중국을 비롯한 우리 동아시아인들은 말 별로 안 하잖아. 대신 뭐 잘해? 그렇죠, 수학 과학 천재들이에요. 그럼 누군가 이러겠지. 오빠 인도애들 19단까지 구구단 한대요. 어 괜찮아. 하지만 걔네들은 반도체 못 만들잖아.
반도체는 쌀농사 짓는 아시아인이 잘 할 수 밖에 없다는 이론은 뉴욕타임즈 기사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인 Malcolm Gladwell이 자신의 책에서 이미 밝힌 바 있어요. 쌀농사 지어 쌀 밥을 젓가락으로 한 톨 한 톨 추려먹을 수 있는 섬세함(dexterity)이야말로 반도체 공정의 필수다, 라고 ㅎㅎ(reference - Outliers: The Story of Success)
중국 / 대만계 CEO가 다스리는 반도체 기업은 실리콘 밸리에서 인도만큼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으니 바로 하드웨어 제조를, 역시 값싸고 우수한 아시아 국가의 인력에게 맡길 수 있다는 거지요. Nvidia가 바로 그런 얘라고 봅니다. 젠슨 황(중화계 언론에서는 그의 중국이름 황렌쉰 黃仁勳 잉웨이다 Nvidia 총재 总裁로 불림)이 원래 대만 출신이고, 그의 대만 방문에는 https://seoultokyo.beehiiv.com/p/fc2c에 나오는 노인네와의 저녁식사가 따르기 마련이니 요즘 대만계 youtube 뉴스 채널보면 온통 Nvidia아니면 TSMC가 메인 화면(참고 TSMC는 台积电, 즉 대만 적체 전로 공사가 정식 명칭)에 엔디비아 황선생의 덕으로 대만기업 주가 폭등(台股涨高) 만세~ 짤들이 사흘이 멀다하고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요.

내가 10년 전에 다녔던 A10 Networks 라는 실리콘밸리 회사도 이 부류에 딱 들어맞았어, 이제와 생각해보니. 대만계 미국인 CEO가 하드웨어 기반 회사를 세웠어요. 기계는 대만 공장에서 만들어 옵니다. 아마 안봐도 비디오일 것 같지요. 우리 용산 전자상가 분위기로 컴퓨터 부품, 마더보드, 주변기기 만드는 염가의 우수한 제조업체들을 OEM으로 선정해 실리콘 밸리 회사로 납품시킵니다. 와 나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해. 아니 CEO라는 양반이, 그것도 서양애들 수백명 데리고 있는 실리콘 밸리 기업에서 영어 실력이 ㅋㅋ 나보다 못하더라. 그래도 이 사람은 우리가 못 보는 것을 보았으니 천재임은 인정합니다. 자 여기서 정리: 실리콘 밸리 방정식 2 = 동아시아 하드웨어 OEM 생산. (참고로 CEO 아저씨는 그 후 회사 상장으로 금은보화를 한아름 움켜쥐고 은퇴해, 자신의 친 딸보다 두어살 위인 대만 미녀와 눈이 맞아 늦둥이 낳고 유유자적하며 살고 있답니다)
이렇게 해서 성공한 중국 / 대만계 실리콘 밸리 기업들 봅니다.
Fortinet (founder Ken Xie, 2000년 창업, 현재 매출 8조): 값 안 비싸고 질좋은 IT 방화벽의 대명사 입니다. 아시아 지역은 거의 석권했다고 보면 됩니다. 창업자 Xie동지는 칭화대 출신 천재로 졸업후 미국에 건너와 세운상가 스타일 하드웨어 비지니스를 고안해 중화민족 역사에 길이 남을 실리콘 밸리 대기업을 탄생시켰습니다.
A10 Networks (founder Lee Chen, 2004년 창업, 현재 매출 대략 3000억): 대만에서 학교 졸업 후 건너왔어요. 이 회사의 주력 하드웨어 제품은 NAT(Natwork Address Translation)기기입니다. 요즘 공인 IP부족하다 소리 많이 하잖아요.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은 인구 2000천만에 소유 공인 IP 10개 정도로 그 많은 인구의 인터넷을 다 소화해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공인 IP → 사설 IP (→ 한번 더 돌려! 또 다른 사설 IP → 한번 더! 또 다른 사설 IP) translation unit이 필요한 거에요. 내가 이 회사 다닐때 그놈의 NAT 프로젝트 때문에 앙골라에 2개월 감금되었었잖아, 2017년에.
Linksys (founder Victor Tsao & Janie Tsao, 1988년 창업, 현재 매출 대략 5000억): 가정용 라우터의 대명사. 이름 들어봤지? 딱 대만 스타일이잖아요. Acer, Asus, BenQ, Compal, Gigabyte 처럼, 뭐 삼성 LG 규모로 큰 IT회사는 아닌데 오밀조밀 잘 만들긴 한단 말이지, 가성비 높게. 그 시스템 그대로 갖고 샌프란 시스코에 입항, 그 후 정착하여 지금도 달리는 중.
여기에 최근 Intel CEO로 취임한 말레이 차이니스 탄 립부 (陳立武 탄립부는 이걸 광동어로 읽을 때 발음. 만다린 보통화로 읽으면 Chen Li Wu)도 비슷한 계열이라 봅니다. 이 분 대학은 싱가폴 난양공대 나왔고 그 후에 허황된 꿈을 안고 도미. American dream has come very true! Intel에서는 아마 이 분한테 중국 / 대만 / 말레이시아 / 태국 등 아시아 쪽의로의 supply chain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개선해 줄 것을, 아시아인 CEO이니까 특히 더 주문할 듯 싶습니다. 아마 경쟁사인 AMD 역시 대만계인 Lisa Su가 비슷한 전략으로 능력 인정받고 있는 것 같지요?
사실 중국인이 인구가 많으니 하드웨어계 말고 소프트웨어계로도 성공한 실리콘 밸리 기업인들 종종 있어요. 대표적인 예: Zoom. 그러나 나는 길게 볼 때 인도인의 속사포 허풍 말 발을 이길려면 중국인은 하드웨어에 집중해야 실리콘 밸리에서 한 자리 지키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잠깐, 이 얘기는 우리 모두에게도 적용되는 얘기야. 우리 한국인들아, 해외에서 아시아인으로 살아남을려면 입으로 하는 비지니스 말고, 수학문제 풀어 Python 코팅하고 시스코 라우터 만지고 반도체 CD(같이 생긴거) 다룰 줄 알아야 soft landing할 수 있습니다. 문과나오면 그래서 고생해, 이건 사실이야. 호주 있을 때 나이 지긋이 드신 분이, 들리는 얘기로는 시드니 택시 기사인데, 조기 축구에 매번 나와서 성질만 내다 가더라. 뻑하면 이 소리: 야이 자식들아 그래도 내가 고대 법대나와 사시 1차 패스한 사람이야!!! Sorry mate, Australia needs geeks, nerds and engine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