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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AI얘기 아니면 어디서 말도 못 꺼내
그럼 꺼내지마
제가 일주일에 한 번씩 뉴스레터 쓰잖아요. 이코노미스트에서는 나한테 매일 뉴스레터 보내주고, 저는 그걸 수집해 재미있을 만한 자료만 추려 여기 올리는데 요즘 보면 말이지, 가면 갈 수록 중국하고 AI의 비중이 커져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그래, 쌓여가는 자료들 한 번 털어서 AI편, 지난 8월에 한 번 올렸는데 (링크 - https://seoultokyo.beehiiv.com/p/ai-0567) 그 후로도 금방금방 기사가 쏟아지더라고. 그래서 오늘도 AI 업데이트 공유 하고자 합니다. 잊고 있던 몇 달간, AI가 무슨 짓 하고 돌아다녔나 함 보기로.

위의 표는 S&P 500의 시가 총액이 미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 S&P 500 = Standard & Poors 금융회사가 알짜배기 미국 주식 500개만 추려 소개하는 지수. 참고로 중국에서는 Standard=표준 이므로 그 말 그대로 标准普尔 (뱌오쥰 푸얼)이라고 표기하거나 이걸 두 글자로 줄여 标普(뱌오푸)로 읽기도 한다. 괴상한 민족이죠 ㅎㅎ
표에서, 2000년 dotcom 붕괴로 지수가 76% 떨어졌어요. 그 당시를 살았던 나를 비롯한 노인네들이여, 기억하시죠 Cisco, Yahoo 와 와 와 IT 정보통신 이름만 붙여 pet.com, boo.com, eToys.com, iloveschool.com 도메인만 만들어봐 뭐든지 다 사주마 했는데 결국 아마존 이베이 정도만 남고 나머지는 나락으로 돌진했지요. 그런데 ChatGPT가 등장하여 시장을 뒤흔든 24년 무렵부터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는 것 같다고 일부 금융 전문가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대요.
다음 표. 2000년 3월과 지금, S&P 500의 상위 20개 회사 중, 당시 닷컴으로 분류되는 회사가 왼쪽 진한 회색, 그리고 현재 AI계로 분류되는 회사가 오른쪽 진한 오렌지. 25년 전과 비교했을 때, 한 섹터로의 편중도가 52%로 과거 39%보다 높으므로 AI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서학개미떼들 단체로 줄초상입니다.

여기서 잠깐, 위의 표 2000년 자료에 IBM보입니까? 그 때 그 시절 생각나서 말씀드립니다. 당시 나는 한국에서 AT&T에 다니고 있었고, 회사 선배들의 대다수가 IBM출신이었지요. 그 중 한 분이 서울대 나온 똑똑이였는데 왜 삼성 같은 대기업 안 가고 IBM으로 첫 직장 택하셨는지, 질문 드렸을때 그 분 말씀 지금도 기억합니다: “삼성같은 2류 기업을 왜 가니”
아래는 2000년 당시 글로벌 브랜드 순위입니다. (from Interbrand) IBM 3등이야! 삼성은 43등. 오우 2류 기업이라곤 하지만 삼성, 그 당시에도 구찌보다 더 가치있는 브랜드였잖아. 서울대 이 자식 우리 국뽕기업 너무 폄하했네.

폄하했어, 진짜로. 2025년 Interbrand에서 집계한 브랜드 순위보면 이제 IBM이 2류 회사 되었음을 단번에 알 수 있지요. 삼성은 반대로 예전 IBM의 자리를 차지했어요. 결론: Korean = 위대한 민족이에요.

수다 접고 다시 AI 얘기로 돌아옵니다. 이번에는 요즘 한 번씩 들으셨을, AI가 갉아먹고 있다는 신규 채용직. Fact Check 한번 해 보겠습니다. 아래표 왼쪽은 신규채용, 오른쪽은 중견사원 채용. 그래프의 빨간선은 AI를 도입한 기업이고 회색은 도입하지 않은 기업. 그래프의 핵심은 왼쪽, 신규채용시 AI 도입기업은 채용율이 눈에 띄게 줄고 있긴 하네요. 미국의 예 입니다만.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AI 도입 기업의 신규 채용율을 대학교 순위 그룹별로 통계 내린 그래프 보기로 합니다. 역시 미국 예 인데요, 아래의 X축이 대학교 순위 그룹: 즉 1 = 최상위 학교, 5는 고만고만한 학교. Y축은 신규 채용 하락율. 보시면 중간 그룹이 쥐어 짜지고 있네요. 무슨 뜻인고: 최상위 학교들은 AI대신 니 두뇌를 사겠어, 기업들이 흔쾌히 고용하고, 고만고만 학교는 그래 니네들 싼 값에 붙여주마 와서 AI로 재탄생하라우, 이런 뜻입니다. 갈 곳 없는 중위권 그룹은 음… 여친이랑 돈 모아 주유소 옆에 올리브영 대리점 하나 내 봐, 대박 날거야ㅎㅎ 참고로 미국 학교 그룹 순위(tier)는 구글에서 쳐 보니 대략 이렇게 나옵니다 (링크 - https://www.cosmic.nyc/blog/tiers-of-us-colleges)
Tier 1: 하바드, MIT, 예일, 스탠포드, 프린스턴
Tier 2: 밴더빌트, 존스홉킨스, 노스웨스턴, 라이스, NYU, 노틀담, 카네기 멜론
Tier 3: UC대학들 중에 좋은 놈. 즉 UCLA, UC Berkeley, UC Irvine, 미시간, 조지아 공대, 보스턴. 아 근데 버클리는 수재들만 가는 학교 아니었나?
Tier 4: 워싱턴, 퍼듀, 버지니아 공대
Tier 5: 캔사스 아리조나 미주리 주립대 등

취준생에게 AI는 미워 미워 내 밥줄 도둑놈이 될 수 있겠으나, AI의 순기능 따지자면 또 한도 끝도 없다우. 그래서 AI 기사 털이 (아직도 수십개 있지만) 오늘 마지막 마지막 얘기는 AI가 불러온 정보 공유의 비대칭 문제 해결입니다. 특히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에 있어서.

위 표는 미국 예로, 재화와 서비스 소비에 있어서 소비자 측면의 정보 비대칭 비율이 10년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와 관련, 경제학 용어로 중고 자동차 “레몬” 이론이라는게 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고차가 제대로 된 놈인지 아님 그 속에 레몬 집어넣은 똥차인지 알 수가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저품질을 각오하게 되며, 이런 논리로 판매자 중 선량한 딜러가 좋은 품질의 차를 내 놓고 싶어도 소비자가 믿지 않을 것이니 착한 딜러는 이런 장사 안 할 것이고, 결국 고만고만한 차들만 팔려 소비자들도 구매의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학설입니다. 그러나 AI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어 과거 10년 간, 그래프에서 보듯이 정보 비대칭 문제가 감소하여 소비자들이 사기(rip-off)를 덜 당하게 되는, 이상주의 홍길동 율도국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지요.
아 아 아 AI가 내 호주 이민 초기 시절에 왔더라면 3000불 아낄 수 있었을텐데, 갑자기 옛날 생각 또 났어요. 그 당시 뭣 모르고 이 영어 세계 국가 왔으니 교포들 말고 영어 쓰는 현지 딜러 통해 나의 호주 첫 차, 돈 없으니 중고차이지만, 알아보려고 있던 중, 어느 수염 길고 아랍 엑센트 세게 쓰는 딜러 형제를 만나게 되었어요. 그들의 가슴 뭉클한 범 민족적 감언이설 “brother don’t tell anybody we offer you a very special discount, today only, trust me” 이 말에 넘어가 아마 이 글 읽는 분 아무도 못 들어봤을 Holden이라는 호주 국산차 브랜드의 (world’s shittest car) Barina를 6000불에 사게 된 것이죠. 에어컨 없어, 창문은 수동으로 돌려돌려 열어야 해. 거기까진 좋아. 언덕 올라가잖아? 그럼 우리 경차는 못 먹고 못 자라서 그런지 그 자리에 푹 주저 앉아버리니 밀려 내려가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밟고 있음과 동시에 시동을 몇 번이고 다시 켜야 돼. 재시동 거는 타이밍 놓치면 이 생애로부터의 삶을 놓치게 되므로 수도 없이 진땀 뺐시유. 심지어 요즘에도 이게 가끔 악몽 테마로 나와 비명 지르며 깨기도 합니다. 이런 차가 어떻게 6000불이겠어요. 나중에 인터넷 등 통해 알아보니 반 값이더만.

아까 얘기했던 중고차 레몬 경제학 이론을 빗대어, 위의 표는 영국의 경우 어느 분야에 헛돈이 가장 많이 나가고 있는가를 조사한 내용입니다. 주택 구입시 대략 150만원 (750 pound), 중고차가 그 다음으로 아직도 사탕발림에 꼬여 한 60만원 정도 지갑에서 새어 나가고, 항공권, 렌트카, 법률/회계 관련, 집수리 등이 그 뒤를 잇고 있군요. 이런 부분에 어떻게 AI를 활용할까요? 예를 들어 주택 구입시 계약서 PDF를 chatGPT(이코노미스트는 Claude에서 테스트)에 올려 계약 문건 점검해 달라 할 수도 있겠어요. 지난 번 AI 기사때도 말씀 드렸듯이, 내 컴속에, 내 폰 속에 박사급 두되가 내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어. Awaken the Giant wit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