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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H(Work From Home) or Nothing
까라면 깠던 시대의 종말
최근에 경험했던 일과 관련, 이코노미스트 기사와 맞닿는 부분 있어서 이번 주 주제는 재택 아니면 죽음을, 입니다 ㅎㅎ
한국 출장 중에 고객 협력사 (파트너사) 채용 건으로 어느 예비 파트너 사장을 만난 적 있습니다. 나이는 나랑 동갑. 예전 호주 생활할 때 같이 대학원 공부도 했었던 지인입니다. 오랜만에 한국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는데 우선 첫마디가, “아 요즘 한국 안 좋아”로 시작. 왜, 물었더니 보시다시피 정국이 불안하였고 트럼프 관세 장난질로 수출 전망이 어두우며, 이에 IMF도 성장률을 대폭 낮추고 하여 자기가 상대하는 대기업들이 다들 울상이라 함. 예, LG: 뭐 이렇다할 제품 없고 배터리 잘 안 팔림. 포스코: 철강류 관세 직격타. 두산: 중국 비지니스에서 고전. SK Hynix: 반도체도 역시 관세 영향 받아 휘청휘청 할 것이다. 상당히 비관적이라 이 친구 얘기 액면으로 다 듣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수긍하였는데, 친구는 우울한 기업 전망과 더불어 한국 경제 당분간 힘들 것 같다는 예측을, 요즘 젊은이들의 개인주의적 자세와 연결지었다. (여기서부터 꼰대 등장) “우리 때는 말이야 까라면 까고, 주말에도 나오라면 나오고, 칼퇴근이라는 말도 잘 없었다고.” 그래서 실제로 일은 우리 나이 또래 임원급이 다 하고 있다고. 꼰대 얘기 틀린 말은 아니야. 내가 회사 초년병이었던 시절인 2000년대 초반엔, 다니던 회사가 외국계 회사였는데도 종종 야근도 하고, 토요일 회사 나온 적도 가끔 있었고, 내 눈 앞에서 서류를 찢으며 이 개xx 이걸 문서라고 써왔서 라는 소리도 들었고, 한 두어 번은 밤 샌 적도 있었지요.
잠시 방향을 돌려 2025년 지금, 세계는 어떻게 변했나 봅니다. 아래 표는 한 주에 며칠 재택합니까 조사. 와 인도, 나이지리아가 상위권이야! 인도는 알겠어. 지금 회사 나의 상사가 인도에 있는데, 얘처럼 영어되는 IT인력은 글로벌 회사에 일하며 그 넓은 인도 땅덩어리 어딘가에 있을 사무실에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된다. 나이지리아도 영어 쓰니까 아마 비슷한 상황일 것임. 글로벌 회사의 EMEA(Europe, Middle East and Afria)또는 MENA(Middle East & North Africa) 지역 일을 두바이가 보통 하는데 나이지리아에도 좀 주나 봅니다. 조사 대상국 한국 꼰대 워메 꼴등이네. 까라면 까랬지!

위 표에서 보이는 재미난 사실 또 하나는, 역시나 근무 환경이 해당 국가의 문화를 투영한다는 점이지요. 간단히 말해 개인주의 문화 vs 집단주의 문화로 구분 짓겠습니다. 아래 그래프로 이 이론을 확인 가능합니다.

앵글로 색슨 개인주의 땡큐! 처음엔 무척 외롭지만 일단 적응 과정을 통과하고 혼밥 먹을 수 있게되면 업무 환경은 재택으로 보답합니다. 다음 유럽, 인구밀도 낮고 영어권 국가와 비슷한 문화이므로 매 주 하루 반 나절 정도는 재택할 수 있겠지요. 다음, 표의 회색지대, 즉 동아시아 + 인도를 보면 인도는 아까 말씀드린대로 영어 되니까 재택 알겠고, 일본이 상대적으로 재택 높아요. 왜? 한국인, 중국인이 볼때는 개인주의자들이거든. 특히 한국인 (개인주의 비율 20%미만)이 봤을때 니혼진(日本人)은 두 배 이상(대략 45% 정도로 보이네요) more selfish people들이라고! 이거이 내가 지난 15년, 집단주의적 한국인 정체성으로 일본 살면서 나는 못살아 못살아, 이러고 있는 주 원인이 아닐까, 그래프를 보며 생각에 잠겨 봅니다.
재택 관련 표가 두 개 더 있어 조금 더 보기로 합니다. 아래 그래프 재미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를 계기로 재택이 일반화 되어 주중 골프 코스 방문이 수요일의 경우 100% 이상 증가. ㅎㅎ 요놈들 어디가나 다 알어. 왜 왜 나 공 안쳤어요 집에 있었어요, 이럴 줄 알고 아래 그래프 조사는 GPS추적으로 진행했답니다.

미국 얘기를 조금 더 하면, 재택이 늘어나니 굳이 대도시 한 복판에 살 이유가 없게 되어 역시 코로나 이후 San Francisco, LA, New York등의 집 값이 20% 이상 하락. 대신 변두리 지역 집 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네요.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제 정리하면서, 재택으로 가장 큰 혜택 보는 계층이 아마 워킹맘들일 것이라고 결론짓습니다. 남자들은 (골프광들 빼고는) 상대적으로 혜택 낮음. 집에서 일하니까 통근 시간 줄잖아요? 그 시간에 다들 게임하고 앉았다고 함. 아니면 그냥 멍 때리고 있음. 딱히 어디 커뮤니티에 참여해 봉사활동 같은거, 남자들은 잘 안하네. 하여 소셜라이징 안하는 재택 근무자들은 (시간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경제적으로 풍요해졌을지는 모르나 그만큼 더 외로워짐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지요.
이번 주 뉴스레터 제목이 Nomad or Nothing 인데 실제 내용은 재택 쪽으로 치우쳐버렸네. 하긴 재택이 되어야 노매드를 하던지 말던지 하지요. 오늘 소개한 표들을 보면 노매드는 미국과 유럽(+인도)에서 저변을 넓혀가는 트렌트 같아보이는데 아시아는 제가 얼마 전에 한 번 소개 드렸던 대만(링크 https://seoultokyo.beehiiv.com/p/n-b73d)이 몇년 전부터 노매드 비자 도입하였고요, 엊그제 뉴스보니 필리핀에서도 최근 동일한 내용의 비자를 홍보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사실 대한민국 여권(또는 우리 해외 동포들이 갖고 있을 미국, 캐나다, 호주, 싱가폴 여권)으로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한 달 살기 어렵지는 않으나 노매드 비자의 경우 의료보험, 은행 계좌 개설, 로컬 폰 만들기 가능, 회사 설립 가능 등의 추가적인 혜택이 제공되는 것 같지요. 무엇보다도 은행 계좌 만들고 로컬 폰 만들면 생활 참 편해진다. 한국 보시오. 재한 외국인들의 가장 큰 불만이 뭔줄 압니까? 아마도 카카오택시 못 타는 걸꺼라 봅니다. 핸드폰 인증을 받아야 하거든. 이건 주민등록증/거소증 없으면 죽었다 깨도 안된다. 미안해 K-Taxi, 아쉽게도 갈라파고스 시스템이에요 ㅠㅠ 인구 줄어드는 판에 젊은 IT 유목민 인재들, 제도 풀어 어여 불러들였으면 좋겠어요.